中‧日 늘었는데, 우리만 '소비 실종 사태' [마켓톡톡]
소매판매 9개 분기 연속감소
중국‧일본은 증가폭만 둔화
韓 수출 늘어도 GDP 역성장 이유
3분기 GDP 줄면 공식적 경기침체
우리나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소비가 실종하면서 전 분기보다 역성장했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9개 분기 연속으로 1년 전보다 줄었다. 수요 둔화로 고통받는 중국, 디플레이션에서 갓 탈출한 일본도 소매판매가 줄진 않았다. 소비의 실종을 자세히 살펴봤다.
![소매판매가 9개 분기 연속 1년 전보다 줄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드 달걀 진열대 모습. [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8/14/thescoop1/20240814193109031cslt.jpg)
소비가 줄면서 내수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지출하는 소비와 투자를 합친 게 내수(국내수요)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2분기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2.9% 감소하며 9개 분기 연속 줄었다. 감소폭도 2009년 1분기 4.5% 줄어든 이후 14년 1분기 만에 최대다. 울산의 소매판매가 1년 전보다 7.9% 축소했고, 인천과 서울도 각각 –7.2%, -6.8%로 최저를 기록했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가계소비가 둔화하면서 지난해 3분기 -0.2%포인트, 4분기 -0.8%포인트를 기록했다. 성장 기여도는 특정 요소가 경제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우리나라 민간 소비가 실종된 이유는 가계의 실질 수입이 줄면서 구매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부분적으로 가계대출이 폭증해 이자 지출 부담이 늘어난 것도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수출은 살아났지만, 그 돈이 임금이나 투자를 통해서 사회에 돌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민간 투자 지표는 모두 하향세다. 6월 산업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4월 0.4% 증가했지만, 5월과 6월에 각각 -1.5%, -2.7%로 1년 전보다 축소됐다. 국내기계수주 증감률도 4월 -8.0%, 5월 5.7%, 6월 -3.8%였다. 건설수주에서만 토목 공사 수주가 늘면서 4월과 6월에 각각 전년 동월보다 51.2%, 25.9% 증가했다.
생산 측면에서도 우리 경제는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산업생산 증감률은 1년 전보다는 1분기에 2.9%, 2분기에 2.1%로 늘었지만, 전 분기보다는 1분기 0.7%, 2분기 -0.3%를 기록했다.
고용률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2022년 -0.2%, 2023년 -1.1%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실질임금은 올해 1분기에도 -1.7%로 줄었고, 4월과 5월에는 각각 1.4%, 0.5% 증가에 그쳤다.
우리나라 소비의 실종은 어느 정도로 심각한 걸까. 중국과 일본에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중국의 수요 둔화는 세계적인 걱정거리다. OPEC은 지난 12일 월간보고서에서 중국의 수요 둔화를 이유로 세계 석유 수요를 하루 1억432만 배럴로 한달 전보다 14만 배럴 하향 조정했다.
![우리나라 2분기 GDP는 내수 실종으로 역성장했다. 서울의 한 샤넬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8/14/thescoop1/20240814193110279jwna.jpg)

하지만 중국의 소매판매는 증가폭이 둔화하긴 했지만 1년 전보다는 늘었다.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2023년 11월 10.1%로 정점을 찍었고, 12월 7.4%, 2024년 2월 5.5%, 3월 3.1%, 4월 2.3%, 5월 3.7%, 6월 2.0%였다.
디플레이션에서 갓 탈출한 일본도 소매판매가 줄진 않았다. 일본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2023년 11월 5.4%, 12월 2.4%였고, 2024년 1월 2.1%, 2월 4.7%, 3월 1.1%, 4월 2.0%, 5월과 6월에도 각각 2.8%, 3.7%를 기록했다.
소비의 축소는 경기침체와 관련이 깊다. 전미경제연구소(NBER) 산하 경기순환위원회(Business Cycle Dating Committee)는 4가지 지표를 토대로 경기침체 여부를 판단한다. 고용, 산업생산, 소매판매, 그리고 실질 개인 소득이다. NBER은 두 분기 연속 GDP가 역성장하면 경기침체라고 정의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경기침체: 나쁜 시기가 지배하는 시기'라는 보고서에서 "GDP가 두 분기 연속 역성장하거나, 한번에 2% 이상 줄어들면 경기침체"라고 정의했다. 우리나라 2분기 GDP 성장률은 -0.2%로 전 분기보다 역성장했다. 3분기 GDP도 줄어들면 NBER과 IMF 기준으로도 경기침체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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