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받은 훈장”…독립유공자 발굴 박차
[KBS 대구][앵커]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많은 순국선열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입증이 어려운 탓에 이들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경상북도가 이처럼 숨은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김지홍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름진 얼굴의 이남석 씨가 빛바랜 사진 한 장을 들여다 봅니다.
한복을 차려입은 일행 중 늠름한 표정으로 서 있는 남성, 바로 이 씨의 할아버지 이필영 선생입니다
1938년 왜관지역 비밀결사 사건으로 경찰에 체포돼 모진 고문을 겪었고 이후 7달 만에 34살 나이로 눈을 감았습니다.
그 공을 숨진 지 무려 84년 만인 올해가 돼서야 인정받아 건국훈장을 받게 됐습니다.
[이남석/독립유공자 故 이필영 선생 손자 : "할아버지의 명예를 찾고, 독립유공자 집안이라는 명예까지 얻게 만들었으니까 이루 말할 수 없는 영광과 기쁨이죠."]
이처럼 조국을 위해 독립운동에 헌신했지만 유공자로 인정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항일운동 특성상 비밀 결사가 많아 기록이 없는 경우도 수두룩하기 때문입니다.
이필영 선생의 경우엔, 경상북도가 1928년에 발행한 신문기사를 발견하면서 큰 힘이 됐습니다.
당시 그가 칠곡에서 아이들에게 노동 야학을 가르치다 경찰에 소환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남석/독립유공자 故 이필영 선생 손자 : "후손들 차원에서 자기 선조들의 항일운동을 입증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상북도는 일제 형사 사건부와 재판기록 등의 자료를 토대로 후손을 도와 독립유공자 발굴에 힘쓰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3년간 573명을 조사했는데 이 가운데 56명이 국가보훈부로부터 유공자로 포상을 받았습니다.
[김주현/경북호국보훈재단 학예연구부 : "독립유공자 마지막 한 분까지 포상 신청해드리는 것이 최고의 예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립유공자로 공식 인정받은 순국선열은 지금까지 만8천여 명.
아직 조명받지 못한 숨은 유공자들에 대한 예우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
김지홍 기자 (k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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