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양 협박’ 온라인 견인차공제회, “고소당해봤자 벌금, 몇천 시원하게 당기는 게 나아”

오상도 2024. 8. 1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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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당해봤자 벌금만 나온다", "그냥 몇천 시원하게 당기는 게 낫다".

14일 검찰이 공개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속 '사이버렉카'들의 밀담은 대담하고 구체적이었다.

이날 공개된 피고인들의 단체대화방·통화 내용에선 쯔양에 관해 주고받은 적나라한 발언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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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대화방 속 밀담 공개…“쯔양 협박·갈취 조직적 범죄”
카톡·전화로 공갈수법·금액 등 수시 공유…“약탈적 범죄”
사이버렉카 4명 기소…구제역·주작감별사 공갈 혐의,
카라큘라·크로커다일 공갈방조 혐의…민낯 드러난 유튜버
범행 대상 물색하며 정보 공유…영상으로 ‘위협’ 정황

“고소당해봤자 벌금만 나온다”, “그냥 몇천 시원하게 당기는 게 낫다”.

14일 검찰이 공개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속 ‘사이버렉카’들의 밀담은 대담하고 구체적이었다. ‘한국 온라인 견인차공제회’를 중심으로 활동한 이들은 정기모임, 단합회 등을 열고 단체대화방 등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한 뒤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사진=유튜브 채널 ‘tzuyang쯔양’ 캡처
수원지검은 이날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과 주작감별사(본명 전국진)를 공갈 혐의로, 카라큘라(본명 이세욱)를 공갈 범행 방조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카라큘라와 같은 혐의를 받는 유튜버 크로커다일(본명 최일환)은 불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1000만 구독자를 지닌 인플루언서 쯔양(본명 박정원)을 상대로 협박·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를 수사해 온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해 지난달 26일 이들을 구속한 바 있다. 카라큘라 역시 이달 2일 구속했다.

이날 공개된 피고인들의 단체대화방·통화 내용에선 쯔양에 관해 주고받은 적나라한 발언들이 드러났다.

“나도 돈 좀 받게 동생 좀 꽂아주십쇼. 형님 혼자 드시지 마시고”라며 공갈을 독려하거나 부탁하는가 하면 “네가 쯔양 영상 올려서 조회수 터지면 얼마나 번다고”, “일단 영상을 대충 만들어 쯔양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하는 등 조언이 오갔다. “이거 2억은 받아야 할 것 같은데”, “그냥 한 3000만 받아”라며 액수를 조율하는 대화도 나왔다.

유튜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 구제역(본명 이준희).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이들은 한국 온라인 견인차공제회라는 모임을 만든 뒤 2021년 친목 도모를 위해 단체대화방까지 개설했다. 이후 대화방이 범죄 모의 통로로 변질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실제로 구제역은 쯔양 관련 제보를 입수하자마자 이 단체방에 관련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사 범죄를 모의한 정황도 있으나 구체적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다. 기소된 유튜버 외에 다른 참여자도 있었으나 이들의 사건 연루 여부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들이 쯔양과 관련한 제보 내용으로 사이버 불링(온라인 상 집단 괴롭힘)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유튜브 본사로부터 제재받거나, 사회적 비판을 받는 것보다 개인적으로 접촉해 돈을 받는 것이 이익”이라는 의견까지 주고받았다는 점에서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공모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사회 고발과 공론화를 통한 정의 실현’을 내세웠으나 사회적 강자를 상대하지 않고 대부분 힘없는 개인이나 약점 잡힌 유명인을 상대로 한 거래에 주력했다. 구제역 등은 논란이 되자 자신들을 흑기사인 것처럼 포장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공갈 범행을 수익 모델화한’ 유튜버 등에 대응하기 위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왼쪽부터 유튜버 구제역·전국진·카라큘라. 연합뉴스·유튜브 캡처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는 지난해 2월 쯔양에게 탈세와 사생활 관련 의혹 등을 거론하며 5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카라큘라와 크로커다일은 폭로 영상을 올리기보다 직접 돈을 뜯어내는 것이 이익이라는 취지로 공갈을 권유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카라큘라와 구제역은 쯔양 외 또 다른 피해자를 공갈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각각 2022년 6월과 2021년 10월 아프리카TV BJ의 스캠코인 사기 의혹을 거론하며 협박해 3000만원(카라큘라) 및 2200만원(구제역)을 뜯어낸 것으로도 조사됐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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