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종속기업 연결재무제표 작성···삼성바이오 재량권으로 봐야"
처분 기초되는 사실관계 잘못돼
2018년 제재 결정 6년만에 승소
에피스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엔
"원고의 재량권 남용 해당" 지적
이재용 회장 항소심에 영향 줄듯
서울중앙지법과 행정법원이 모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양측 재판부 모두 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일부 문제는 있지만 분식회계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항소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14일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재 시정 요구 취소 소송 선고에서 증권선물위원회가 처분 사유로 삼은 연결 대상 범위 관련 회계 처리 오류를 인정하지 않았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면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 기업으로 해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에피스를 공동 지배하고 있어 에피스 투자 주식을 지분법으로 회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행정법원은 2012년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실질적 권리에 해당해 이를 지배력 판단에 반영해야 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동의권, 약정상 권리 및 JSC의 설치·운영에 관한 권리가 바이오젠에게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부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에피스를 공동지배 했다고 볼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에피스를 단독 지배했다고 봐 종속 기업으로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은 원고의 재량권 범위 내에 있다”고 강조했다. 증선위가 또 다른 처분 사유로 내세운 증권신고서 거짓 기재에 대해서도 일부 인정에 그쳤다.
증선위의 제재 사유가 대다수 불인정되면서 법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린 처분 역시 모두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일부 오인함에 따라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해 설립한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고 2015년 재무제표에 이 회사 지분 가치를 장부 가액(2900억 원)에서 시장 가액(4조 8000억 원)으로 근거 없이 변경했다고 판단했다. 이날 법원이 취소하라고 판단한 제재는 2018년 11∼12월에 한 이른바 ‘2차 제재’다. 당시 증선위는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의 해임을 권고하고 과징금 80억 원을 부과하는 제재를 내렸다. 증선위가 2018년 7월 삼성바이오에 내린 ‘1차 제재’에 대해 제기한 불복 소송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차 제재는 삼성바이오가 에피스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바이오젠사에 부여하고도 이를 일부러 공시하지 않았다며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검찰 고발 등을 한 것이다. 이 사건 1심 법원은 2020년 9월 삼성바이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1차 제재와 2차 제재 모두 집행정지를 인용해 증선위의 처분 효력은 정지된 상태다.
재판부가 이날 증선위 제재를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9월로 예정된 이 회장의 항소심 재판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회장은 2월 1심에서 제일모직 가치를 높이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가담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은 상태다. 검찰 측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부분을 중점적으로 반박해 항소심을 이끌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일부 회계 처리에 대한 문제점은 지적했다. 재판부는 “2015년 재무제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회계 처리를 옛 삼성물산 합병일인 2015년 9월 1일 이후로 검토한 점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판결에 대한 항소 여부에 대해 “금융위가 법무부 지휘를 받아 결정할 사항”이라며 “회계 처리 기준 위반 여부 등 세부 내용을 면밀하게 분석해 금융위에 항소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종현 기자 s4our@sedaily.com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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