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원들 준비 철저… 정쟁보다 ‘정책 경쟁'… 전문성 없는 질문 땐 언론·동료들에 망신

홍주형 2024. 8. 1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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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의 정책청문회는 정쟁보다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미국정치 전공)는 14일 통화에서 "과도한 정쟁으로 정치혐오감을 부추기는 우리 국회의 청문회와 달리 미국의 정책청문회는 감시 기능도 있지만 의원들의 정책 전문성을 높이는 기능이 크다"며 "정책청문회를 하면 정책 전문가를 불러오게 되고, 전문가들이 배석한 상황에서 의원들 역시 정책 위주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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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청문회는 ‘정책공론장'
현안 따라 상시 개최… 토론 벌여
“국회는 의정 갈등서도 역할 못해”

미국 의회의 정책청문회는 정쟁보다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 한국처럼 국정감사나 국정조사가 없는 대신 정책 현안이 발생하면 상시적으로 열리는 구조이며 전문가들이 참석해 정책공론장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전통이 확립돼 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의  회의 청문회는 인사청문회와 정책청문회로 나뉜다. 인사청문회는 상원의 고유권한이고, 정책청문회는 상원과 하원 모두 소집할 수 있다. 한국처럼 정기 국정감사는 없지만 정책 현안이 발생할 경우 언제든 소관 상임위에서 관련 청문회를 소집해 정부당국자와 전문가들을 불러 상임위 의원들이 질문하는 시간을 갖는다.
미국 의회. 신화연합뉴스
미 의회 홈페이지에는 2024년 8월 현재 상원 25개 상임위, 하원 27개인 상임위들의 청문회 일정이 수시로 공개된다. 8월은 미국 의회가 휴회 기간이나 마찬가지인 시간이지만 9월이 되면 다시 청문회가 빼곡히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도 9월 열리는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의 ’당뇨병과 비만 환자를 위한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과 웨고비(약 이름)에 대한 높은 가격 조사를 위한 청문회’ 일정이 상원 홈페이지에 사전 공개돼 있다. 의원들은 청문회에 임하기 전 전문성 있는 보좌관들과 함께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한다. 전문성 없는 질문을 했다가는 언론과 동료 의원들의 표적이 되기 때문이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미국정치 전공)는 14일 통화에서 ”과도한 정쟁으로 정치혐오감을 부추기는 우리 국회의 청문회와 달리 미국의 정책청문회는 감시 기능도 있지만 의원들의 정책 전문성을 높이는 기능이 크다”며 “정책청문회를 하면 정책 전문가를 불러오게 되고, 전문가들이 배석한 상황에서 의원들 역시 정책 위주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몇 개월째 정부와 의료계가 대치 중인 의료 대란 사태에서 한국 국회는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정책청문회를 통한 의회의 개입과 토론, 정책 제안이 벌써 이뤄졌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책청문회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공론장 역할이다. 의회 청문회를 통해 전문가와 행정부, 의회가 의견을 교환하고 언론을 통해 국민 여론의 피드백을 받는다. 정쟁의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대중적 관심은 덜할 수 있지만, 지난 3월 미 하원의 틱톡금지법 청문회에 저우서우쯔(周受資)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사례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페이스북 정보 유출과 관련해 2018년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사례 등은 정책적 중요도 자체로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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