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지수 “‘개딸 일색’ 민주당은 오해…다양성 살아있더라”

구민주·변문우 기자 2024. 8. 1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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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재명과 경쟁한 ‘청년’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패색 짙은 선거 출마한 이유? 민주당 다양성‧역동성 증명 위해”
“친명 경쟁? 강한 힘으로 모이는 건 당연…‘비전’ 제시 부족은 아쉬워”
“한동훈, 항상 이기려고만 해…‘채해병 특검법’ 내일이라도 발의하라”

(시사저널=구민주·변문우 기자)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8월14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한 달 가까이 이어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레이스는 모두가 예상했던 엔딩으로 향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90%에 가까운 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연임을 굳힌 가운데, 이 무모한 바위와의 경쟁을 '운명'이었다고 말하는 계란이 있다. 8월14일 기준 1.45%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는 청년 정치인 김지수 당 대표 후보다.

출발부터 '패색'이 짙었던 링 위에 뛰어든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김 후보는 14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이토록 다양성과 역동성이 살아있다는 걸, 그리고 맨몸의 '평당원'도 기꺼이 도전할 수 있는 곳이라는 걸 몸소 증명해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일색'이라는 당을 향한 비판에 대해선 "강한 힘으로 모여드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면서도 "수많은 당원들을 마주한 지난 한 달, 민주당이 이렇게나 다양하다는 걸 느꼈다. '개딸(개혁의 딸)'도 결코 하나로 묶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얻은 1%의 작은 불씨를 키워나가는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정치는 여의도라는 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과 웃음과 빡침(분노)의 주파수를 맞추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정부‧여당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윤석열 정부를 "최악의 정부"라고 비판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선 "이기고만 싶어하고 이겨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안 보이는 사람"이라며 "내일이라도 당장 채해병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촉구했다.

전당대회 여정이 마무리 국면이다. 소회가 어떤가.

"처음으로 전국 수천 명의 당원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두 가지를 느꼈다. 우선 개개인의 삶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많은 분들이 IMF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는 정치에 '혐오감'이 생기는 건 당연했다. 정치가 빨리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하나, 우리 민주당이 정말 다양하고 열려있다는 걸 느꼈다. 제게 다가와 '당을 위해 소신대로 정치하라'고 조언해주는 선배 당원들이 많았고, 생각보다 그들 사이 논쟁과 다툼도 활발했다. 민주당에 몸 담고 있었지만 그동안 몰랐던 민주당을 많이 발견한 시간이었다."

지금 민주당을 향해 '일극(一極)'이라는 비판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는 것인가.

"김두관 후보가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친명(親이재명)을 비판하면 야유가 나오지 않나. 그런데 그 야유를 야유하는 목소리도 그에 못지 않게 많이 나온다. 그래도 민주당 내 자정작용이 살아있다는 것 아니겠나. '개딸'로 불리는 이들 사이에도 서로 의견이 갈린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서 규정하지 말아 달라. 이재명 후보와 친명 최고위원 후보들도 제게 '소신대로 정치하라'고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무엇보다 저, 그리고 김두관 후보가 출마해 싸우고 경쟁하고 있는 것이 곧 당의 다양성을 만들고 역동성을 불어넣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깜짝 출마 직후엔 다소 냉랭한 시선과 평가도 받지 않았었나.

"그렇다. 저 사람은 누군가 싶고 또 무슨 의도로 나왔을까 갸우뚱해 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전 '내가 만들고 싶은 세상을 불필요한 네거티브 없이 일관되게 제시한다면 반드시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메시지를 낼 때도 늘 '미래'를 이야기하고 '대안 있는 비판'에 집중했다. 그래서인지 첫 경선 지역이었던 제주에서의 분위기와 최근의 분위기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먼저 다가와 제 손을 잡고 사진을 찍자고 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

처음부터 어려운 싸움이란 걸 알았을 텐데, 그럼에도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누가 봐도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저는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 계산의 영역이 아니었다. '민주당엔 다양성과 역동성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내가 뛰어 들어서 민주당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몸소 증명해보여야겠다고 결심했다. 비록 제 득표율은 미미하지만, 제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미래 비전'에 대한 대화와 토론이 훨씬 줄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틈만 나면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선배 후보들에게 '미래 연구 TF를 만들자' '인재 발굴 아카데미를 만들자'는 등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쪼고 있다. 선거가 끝나도 계속 제안하고 추진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경기 지역 합동연설회'가 8월10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중동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김지수 당 대표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최고위원 선거가 과도하게 '친명 경쟁'으로 치러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강력한 힘 중심으로 모여드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누구와 함께 정치를 하고 싶은지 이야기하는 건 자유 아닌가. 다만 그 '힘'과 함께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선배 후보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밝혀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환영한다. 우리 당의 자산이고 앞으로의 역할을 기대한다. 민주당 내 주도권 갈등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지만 그게 나쁜 건가. 더 많은 김경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것이 민주당의 판을 키우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다. 국민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정당이 돼야 한다."

민주당 내 청년 정치인의 활약이 부각되지 않고, 가감 없이 쓴소리를 하는 '소장파'가 사라졌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저는 민주당 내 소장파가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전을 안 하고 있고 조명을 못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전당대회, 다음 선거 때는 더 많은 미래세대가 전면에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무 직함도 없고 인지도도 약한 '평당원' 김지수가 당 대표 선거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다음 도전자들에게 부디 힘과 희망이 됐으면 한다."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의 지지율이 저조하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30%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이들, 특히 이들 중에서도 미래 세대의 마음을 잡아야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아깝게 패배한 것도 이들을 놓친 탓이었다. 반면 당시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가 나서 2030 남성들의 마음을 얻지 않았나. 그게 승리 카드였다고 생각한다. 다음 대선도 예상컨대 초접전 승부가 될 것이다. 승패의 키는 미래세대의 결정에 달려있다. 민주당이 이들을 놓쳐선 안 된다."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 평가하나.

"외교‧안보‧경제 등 총체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고 불안의 시대를 걷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을 외면하고 있다. 채해병 사건을 보라. 우리 누구나 채해병이 될 수 있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제1원칙을 어긴 대통령이다. 변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국민적 찬성 여론은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집권여당의 수장 한동훈 대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반드시 이기려고만 하는 사람 같다. 그런데 이겨서 뭘 하고 싶은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다. 채해병 제3자 특검법 추진에 있어서도 무엇이 두려운 건지 모르겠다. 민주당 식의 특검법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부디 내일이라도 빨리 자신이 주장해 온 특검법안을 발의해주길 바란다. 어떻게 정부와 여당이 한 청년의 죽음 앞에 이토록 가만히 있을 수 있나."

마지막으로 어떤 정치인을 꿈꾸는지 묻고 싶다.

"국민과 같이 웃을 수 있고 또 같이 '빡칠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여의도에만 머물지 않고 국민과 주파수를 맞추겠다. 그리고 더 많은 미래세대가 정치 교육을 받고 비전을 나누고 선거에 뛰어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제 무모한 도전이 또 다른 미래 인재들의 도전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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