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선수단 '들러리' 만든 문체부-체육회 갈등

박수주 2024. 8. 1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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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대 최소 인원으로 최상의 성과를 낸 파리올림픽 선수단이 제대로 된 해단식도 갖지 못하고 흩어졌습니다.

이유는 선수단의 방패막이 되어야 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신경전 때문이었는데요.

그간 올림픽 이후로 미뤄왔던 갈등이 본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박수주 기자입니다.

[기자]

파리올림픽 선수단 해단식을 알리는 현수막과 의자 50여개가 설치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1층에 위치한 그레이트홀.

13일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해단식은 결국 열리지 못했습니다.

대한체육회가 '장시간 비행에 따른 피로' 등을 이유로 돌연 입국장 앞 짤막한 환영 행사로 갈음했기 때문입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선수단은 입국장에서 이기흥 체육회장의 소감문 낭독과 태극기 반환식을 지켜본 뒤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장미란 2차관도 그대로 되돌아갔는데, 문체부는 '체육회가 사전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바꿨다'는 입장입니다.

체육회는 당초 입국장에서 해단식을 열 계획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해단식 무대를 따로 준비한 것도 체육회였습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 "(해단식 행사를 준비하고 한 게 문체부예요 체육회예요?) 그건 저희죠. 당초에는 B 게이트로 처음에 (인천)공항공사랑 협의하다가 공항공사에서는 아마 그레이트홀 쪽으로 얘기를 했었던 것 같아요."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 목격자에 따르면 이기흥 회장은 입국장으로 나오기 전 유 장관이 와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직원들에게 가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단식 취소 해프닝'의 본질은 문체부와 체육회의 갈등과 맞닿아있습니다.

체육 단체장 임기 제한 문제와 예산 집행 방식을 놓고 내내 충돌해온 데다 배드민턴 안세영의 작심 발언을 계기로 문체부가 체육계 전반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갈등이 고조된 상황.

하지만 공적인 자리에서 자존심 싸움을 보란 듯 앞세운 행태는 역대급 성적을 낸 파리올림픽 선수단의 공적에 재를 뿌린 격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sooju@yna.co.kr)

[영상취재기자 : 신용희·문영식]

#파리올림픽 #해단식 #유인촌 #이기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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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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