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컵라면 제공 중단…비즈니스석은 왜 줘? [이슈픽]
이어서 이슈픽입니다.
한국인들에겐 거부할 수 없는 마력, 라면입니다.
치열하게 삶을 사는 이들의 조식이자 야식, 영화의 한 장면처럼 풋풋한 사랑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있는 라면이지만 이 곳에서 먹는 건 또다른 호사입니다.
바로, 비행기 안에서 맛보는 컵라면, 그 흔한 음식을 항공기만 타면 작심하고 시키는 분들 적지 않죠.
그런데 대한항공이 내일부터 일반석의 기내식 라면 제공을 중단한다고 합니다.
이유는, 난기류 때문입니다. 기체는 요동치고 승객들은 공포에 떱니다.
짐칸에 박혀있다 내려오는 한 승객 스페인에서 우루과이로 향하던 비행기가 급하강하면서 승객이 천장으로 솟구친 겁니다.
[스테반/탑승객 : "끔찍했습니다. 우리는 여객기 안에서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대소동의 시작은 난기류였습니다.
공기의 비정상적 움직임으로 풍속과 풍향이 급변하는 현상이 바로 난기류죠.
기체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수십 미터를 급전직하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뜨거운 라면을 옮기거나 먹고 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난 4일 대한항공 여객기 실제 상황입니다.
기내식 식사와 식기류가 쏟아지며 바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승객 280여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몽골로 향하던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된 겁니다.
대한항공이 기내 컵라면 제공을 중단한 배경입니다.
승객과 승무원들의 화상 위험, 그러니까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겁니다.
[대한항공 관계자 : "선제적 안전조치의 일환으로 컵라면을 피자, 핫포켓(간편식품) 등으로 다양화했고, 객실 서비스 종료 시점을 20분 앞당겼습니다."]
더이상 만 미터 상공에서 라면을 먹는 호사를 누리긴 어려운 것인가, 아쉽다는 반응이 먼저 나왔습니다.
[입짧은햇님 : "뒤에 어떤 한 분이 시키니까 정말 냄새 때문에 우르르 시키더라고요. 그것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한항공의 이번 조치는 또다른 논란도 불러왔습니다.
라면 제공 서비스를 일반석만 중단할 뿐, 비즈니스와 1등석의 경우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난기류가 돈을 적게 내고 타는 일반석에만 나타나는 거냐” 볼멘소리가 나오자, 대한항공 측은 비즈니스와 1등석의 경우 좌석이 넓고 테이블도 커서 근처 승객까지 화상 사고 위험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유전(有錢) 무사고, 무전(無錢) 유사고’냐 라는 형평성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요즘 제주항공이나 진에어 등 국내 LCC 저비용항공사들 많이 이용하시죠.
일단 LCC 측은 “컵라면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컵라면을 밀폐된 봉투에 넣어 옮기고, 종이 뚜껑에 스티커를 붙여 국물이 쏟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등 안전 조치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이들이 라면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수익성 때문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LCC의 경우 컵라면을 보통 한개당 5천 원에 판매합니다.
기내 유료 판매 상품 매출의 30% 내외를 차지할 정도로 효자 품목입니다.
항공사들을 둘러싼 컵라면 논쟁, 난기류와 한국인의 라면 사랑이 만들어 낸 진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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