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지자체 과반, 은둔 청년 지원책 전무”

윤솔 2024. 8. 14. 18:2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A(28·여)씨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하루의 대부분을 방안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A씨와 같은 '은둔·고립 청년'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한 지역은 17개 광역시·도 중 8곳뿐이라는 시민단체 분석 결과가 나왔다.

청년참여연대는 지원책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마저도 대부분 장기 미취업을 지원 조건으로 하고 있어, A씨처럼 소득활동이 있는 경우는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17곳 중 8곳 정책 사각”
사후관리 조례도 미비… “보완을”
A(28·여)씨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하루의 대부분을 방안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A씨가 방 밖으로 나서는 건 한 달에 딱 2번, 생계유지를 위한 야간 택배 아르바이트를 할 때뿐이었다. 그마저도 타인과 대화를 피하기 위해 무더운 여름에도 마스크와 모자로 무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동안에는 원격 수업을 받았기에, 대학교 동기들과 친해질 일도 없었다. 그러다 인터넷으로 알게 된 지인이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업을 소개해 준 것을 계기로 A씨의 삶은 밝아지기 시작했다. A씨는 “이제 일주일에 1번 이상은 의식적으로 외출할 수 있다”며 “대낮에 사람 많은 곳을 가도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A씨와 같은 ‘은둔·고립 청년’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한 지역은 17개 광역시·도 중 8곳뿐이라는 시민단체 분석 결과가 나왔다.

14일 참여연대 부설기관 청년참여연대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올해 6월3일 사이 시행됐거나 시행 예정인 17개 광역시·도의 고립·은둔 청년 지원정책은 총 53건으로, 부산, 대전, 울산, 세종, 강원, 충북, 전북, 제주의 경우엔 관련 정책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 시·도의 은둔·고립 청년은 사실상 방치되는 상황이다.

청년참여연대는 지원책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마저도 대부분 장기 미취업을 지원 조건으로 하고 있어, A씨처럼 소득활동이 있는 경우는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가 올해 6월17일까지 제정된 전국 85건의 지자체 조례를 살펴본 결과 ‘사회적 고립 청년’을 대상으로 한 지원 조례 29건 중 23건(약 80%)은 ‘1년 이상 장기 미취업’을 조건으로 하고 있었다. 청년참여연대는 “사회적 지지가 단절된 상황에서 초단기 알바, 비대면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를 고려했을 때 미취업 기간을 지원 기준으로 하면 당사자 발굴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생활 복귀 후 재고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미비했다. 전국 지자체 조례 85건 중 사후 관리 및 지원을 명시한 조례는 단 3건(서울 성북·강동, 경기 안산)에 그쳤다. 청년참여연대는 “(2022년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서) 고립·은둔 경험자 45.6%가 일상생활 복귀 시도 후 재고립·은둔에 빠진 경험이 있었음을 고려하면 사후 관리 및 지원 사업을 포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