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기관 '누워서 세금 빼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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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을 비롯한 장기요양시설에서 세금이 줄줄 새 나가고 있다.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건강보험공단이 직원 친인척이 운영하거나 근무하는 장기요양기관 63곳을 조사한 결과, 단 4곳만을 제외하고 모두 요양급여를 허위로 부풀려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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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94%가 허위청구, 작년 적발액 667억원 역대 최대
혈세 줄줄…건보공단 친인척 '인맥' 활용해 부풀리기도
◆ 요양시설 복마전 ◆
요양원을 비롯한 장기요양시설에서 세금이 줄줄 새 나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관리가 느슨한 요양시설에서 과다 청구가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이 '뒷배'가 된 사례마저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년여간 국민건강보험에서 요양기관 5988곳을 조사한 결과, 5611곳에서 허위 요양급여비용 청구 사실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이 조사한 전체 요양기관 가운데 허위로 급여를 청구한 기관이 무려 94%에 이르는 것이다. 작년 한 해에만 장기요양기관에서 급여비용을 허위 청구해 적발된 곳이 1342곳이었고, 불법으로 타낸 금액은 667억원에 이른다. 요양급여 허위 청구로 적발된 기관의 숫자는 물론 금액 모두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도 7월까지 기관 676곳이 269억원을 허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 직원의 친인척이 운영하거나 근무하는 장기요양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허위 청구에 나선 사실도 드러났다.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건강보험공단이 직원 친인척이 운영하거나 근무하는 장기요양기관 63곳을 조사한 결과, 단 4곳만을 제외하고 모두 요양급여를 허위로 부풀려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허위 청구한 금액만 36억원에 달했고,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영업 일수는 총 1783일에 달한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한국사회복지학회장)는 "공단 직원의 친인척이라는 것을 앞세워 요양급여를 불법으로 청구하고 이를 은폐했다면 직원까지 포함해 가중처벌을 고려해야 한다"며 "배우자나 4촌 이내 범위에서는 공단 직원의 친인척이 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한다는 사실이 고지되고,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요양시설 내에서 낙상 등을 당한 환자와 보호자들을 상대로 요양시설은 책임이 없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소송을 걸어오는 일이 부쩍 늘어 환자와 가족들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폐쇄회로(CC)TV가 없는 사고에 대해선 병원이 '환자 과실'을 앞세워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가족들은 "침대에서 떨어져 골반에 금이 갔다"는 식의 일방적 통보만 받을 뿐 사고 경위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보상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김정범 기자 / 최예빈 기자 /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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