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스캔들·선거 연패… 바닥 찍는 지지율에 결국 ‘백기’ [日 기시다, 총리 연임 포기]
자민당 파벌 불법 정치자금 사건 계기
한때 59%였던 지지율 20%까지 추락
차가운 민심에 보선·지사 선거 등 참패
자민당 내부 “국민 불신감”… 퇴진 요구
차기총재 이시바·고노·다카이치 물망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자민당 총재선거 불출마 배경에는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로 인한 지지율 추락과 연이은 선거 패배가 있다.
물러나는 기시다 1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도쿄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다음 달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도쿄=AP연합뉴스 |
비자금 스캔들은 지난해 말 정치학자인 가미와키 히로시 고베학원대학 교수가 자민당 내 5개 파벌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 관련 보고서에 모금액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았다며 관련자들을 형사 고발하며 시작됐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이미 등 돌린 국민을 설득할 수 없었다. 비자금에 연루된 의원에 대한 처벌 폭과 수위가 낮고,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총리 자신은 처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국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자금 스캔들 이후 한때 59%까지 올랐던 지지율은 20%까지 떨어졌고, 줄곧 10∼20%대에 머물렀다.
지지율 추락은 자민당의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 자민당은 지난 4월 중의원 보궐선거 3곳에서 전패했고, 5월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에서도 패배했다. 지난달 도쿄도의회 도의원 보궐선거 역시 자민당 후보 8명 중 6명이 떨어지며 기시다 정권은 차가운 민심을 재확인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오랫동안 여론 조사에서 총리 후보감 1위로 꼽혀 왔다. 다만 높은 지지율과 달리 당내 기반은 약하다. 대만을 방문 중인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함께 하자는 (추천인) 20명이 있다면 꼭 출마하겠다”며 “추천인을 갖추는 게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총재선거 입후보를 위해선 국회의원 20명의 추천이 필요하다.
‘지한파’로도 알려진 그는 2019년 한·일관계가 최악에 달하던 때 “우리나라(일본)가 패전 후 전쟁 책임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았던 것이 여러 문제의 근본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문제를 해결하고 과거 오부치 게이조 총리, 김대중 대통령 시절처럼 좋은 관계를 되찾아야 한다”며 한·일관계 복원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고노 디지털상은 자신이 속한 아소파 수장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에게 출마할 뜻을 이미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선 2019년 7월 강제징용 손해배상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던 때, 남관표 당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남 대사의 말을 끊고 “무례하다”고 면박을 줘 부정적인 인상을 남긴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 고노 요헤이는 일본 정부로는 처음 일본군의 위안부 관여를 인정한 ‘고노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온 극우 성향의 의원으로, 기시다 총리가 총재에 오른 2021년 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이 부정확한 정보를 확산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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