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스플레이 보자"…OLED 신기술 총집합에 '문전성시'[르포]
역대 최대 규모…외국인 관람객 "한국어 위주 설명 아쉬워"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모니터를 하나의 곡률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나의 제품에서 곡률을 조절하는 것은 단순하지만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네요."
14일 국내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산업전시회 'K-디스플레이 2024'가 열린 서울 코엑스를 찾은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재학생 송승렬씨(25·남)는 LG디스플레이의 특화 기술 '벤더블' 기능을 적용한 '45인치 게이밍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가장 인상적인 제품으로 꼽았다.
이날 코엑스 1층 A홀은 디스플레이 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 최신 동향을 파악하려는 업계 종사자와 해외 바이어들, 최신 기술과 제품에 호기심을 가진 시민들로 가득 찼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양대 패널사인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034220)를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기업 등 140여개 부스가 마련됐다.
LG디스플레이 부스에서는 77인치 투명 OLED 사이니지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투명 사이니지 뒤에 놓인 핸드백과 사이니지에 나타나는 핸드백을 든 모델의 모습이 겹쳐 보이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30인치 투명 사이니지에는 전시된 제품의 간략한 정보와 이미지가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77인치 제품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해외 바이어 등 많은 관람객이 금액과 판매 여부를 물어보며 관심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에 최적화된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도 관심을 끌었다. 대시보드를 가득 채우는 57인치 '초대형 필러투필러 LTPS LCD', 평소 뒷좌석 천장에 화면이 말린 상태로 숨겨져 있다가 사용자가 원할 때 아래로 펼쳐지는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가 적용된 모형 차량에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였다.
전시장에서 만난 일본의 테크 시장 조사업체 '포말하우트 테크노 솔루션'의 최고경영자(CEO) 미나타케 카시오씨는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를 가장 흥미로운 제품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K-디스플레이에 참석했고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면서도 "대부분의 부스에서 제품·기술 정보를 한국어로만 제공하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부스에는 다양한 폴더블 OLED를 선보인 공간에 인파가 몰렸다. 360도로 접을 수 있는 플립형 폴더블 '플렉스 인앤아웃', 안팎으로 두 번 접히는 '플렉스S', 폴더블과 슬라이더블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한 '플렉스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멀티 폴더블 OLED에서 AI(인공지능) 인터페이스를 시연했다.
이곳에서 만난 삼성전자 연구원 이도근씨는 폴더블폰 상단 모서리 옆면에 에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기술 '플렉스 라이플'(FLEX LIPLE)이 적용된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 플립형 폴더블 제품을 접었을 때 앞측면에도 화면이 있는 게 특징이다. 폴더블폰 상단 모서리에 곡면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접은 상태에서도 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씨는 "신제품을 평가·검증하는 파트에서 일하고 있어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봤다"며 "디스플레이를 2개 적용하는 제품보다 무게가 가볍고, 비용도 적은 장점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독자적인 마이크로 LED 기술을 선보인 서울반도체·서울바이오시스 전시장에도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기존에는 디스플레이를 R·G·B 3개의 개별 LED 칩으로 구현했으나, 서울바이오시스는 세계 최초로 R·G·B 3개의 칩을 하나의 기판으로 제작해 칩제조 공정 코스트와 전사(SMT) 공정 코스트를 3분의 1로 줄였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임직원도 부스를 찾아 관심을 보였다. 박재현 서울바이오시스 수석은 "마이크로 LED용 광원을 생산하는 유일한 한국 업체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찾았다"며 "원칩 기술을 어떻게 구현하는지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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