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서관협회, 도서관법 일부개정안 철회 성명 발표

2024. 8. 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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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서관협회가 ‘도서관법’ 일부개정안의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정부는 8월 1일(목) ‘도서관 정책에 관한 주요사항을 수립·심의·조정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으로 두는 국가도서관위원회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소속으로 전환해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도서관법’ 일부개정법률안 (https://opinion.lawmaking.go.kr/gcom/ogLmPp/79394?%26lsNm=%25EB%258F%2584%25EC%2584%259C%25EA%25B4%2580%26)을 입법예고했다.

지난 2007년, 2022년에도 위원회 운영의 행정적 효율성 도출이라는 명목으로, 국가도서관위원회를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으로 변경·입법하려는 개정 시도가 두 차례나 있었고, 우리 협회에서는 연대성명서 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국회의원 면담 등을 통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야당의 반대로 현재까지 계속 대통령 소속으로 존치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한국도서관협회 (https://www.kla.kr/)(회장 곽승진)는 약 25개 도서관계 단체 및 문헌정보학계와 함께 ‘도서관법’ 일부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는 연대성명서를 발표한다.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의 존치 필요성과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제7기 국가도서관위원회가 해산된 이후 2년간 위원회 구성을 미루던 정부가 도서관계와 언론의 질타에 따라 지난 4월 제8기 위원회를 구성한 지 4개월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정부가 위원회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소속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도서관계와 도서관 이용자를 무시하고 국가의 도서관 정책을 방치하거나 축소하려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우리나라에 도서관 관련 위원회가 도입된 것은 1987년 ‘도서관법’에 도서관발전위원회 내용이 포함되면서부터다. 이후 도서관 및 독서진흥위원회, 국가도서관정책자문위원회라는 명칭으로 변경됐다. 이들 위원회는 소관 장관 소속의 자문기관으로 그 기능과 역할이 제한됐으며, 회의 개최도 없이 방치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도서관 정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2006년 ‘도서관법’에 따라 국가도서관위원회의 전신인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대통령 소속으로 발족했다.

대통령 소속으로 직제가 개편된 이후 현재 8기 위원회에 이르는 동안 5년마다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해 제4차에 걸친 종합계획과 이를 평가하기 위한 체계를 마련했다. 2023년 평가에서는 23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시도가 참여해 제3차 계획을 평가하고 그간의 성과를 확인했다.

또한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가 설치된 2007년에 비해 공공도서관의 수는 600개에서 1271개로 118% 증가했고, 독서문화프로그램 참가자 수는 1059만5879명에서 2715만400명으로 156% 증가하는 성과를 이뤘다. 또한 연간 2억226만명(출처 : 2024년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의 국민이 도서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의 삶과 일상에서 지식정보 활용과 문화활동, 평생학습을 위한 시설로써 공공도서관이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학교도서관의 경우도 연간 5332만7091명의 학생이 이용하고 있고, 장서량도 2007년 학생 1인당 11.4권에서 38.3권으로 235% 증가했다. 또한 교육 연계 및 창의적 체험활동, 방과후 학교 등 교육과정 기반의 독서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학생의 독서활동을 지원했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뤘으나 사회적 불평등과 실질 문맹률, 계층별 정보격차 문제가 발생했다. 도서관계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식정보 제공과 문화향유를 통한 국민의 인문정신을 진작했다. 그 결과, 세계와 견줘 손색없는 K-라이브러리 문화를 일궜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 20년간 도서관계를 비롯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노력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도서관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로 분산된 공공도서관의 행정체계 이원화,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리터러시 문제 등은 향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정책과제다. 또한 백세시대 평생학습의 강화, 사회적 고립과 1인 가구 증가, 공동체 붕괴, 인구감소, 지역소멸 등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을 위해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이 강화돼야 할 시점이다. UN과 세계 각국은 이러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도서관의 필요성과 사회적 가치를 중대하게 인식하고 집중적인 재정지원과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한다.

국가의 도서관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만의 업무가 아니라 범국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인문정신 부재로 인한 높은 자살률, 흉악범죄 발생, 젠더 갈등 현상 등 다양한 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독서문화진흥 및 인문정신 함양을 위한 정책 수립은 범정부 차원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교육부 소속의 학교·대학도서관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할 인공지능(AI) 리터러시 함양을 위한 인재 양성 정책 강화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타 정부 부처와 협력해야 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도서관은 고령자, 장애인, 저소득층, 다문화 가정 등을 포함한 지식정보취약계층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보건복지부와의 협력이 더욱 요구된다.

이처럼 도서관은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공동체의 성장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지원하는 사회의 중추적인 기관이다. 올바른 도서관 정책이 훌륭한 도서관을 만들 수 있고, 훌륭한 도서관은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소속 위원회의 역할은 그 한계가 뚜렷하며, 오히려 국가도서관위원회의 법적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모호한 효율성을 앞세워 소속 변경을 시도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 소속의 위원회 존치 및 지원 강화를 통해 대한민국 도서관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국가·공공·장애인도서관), 교육부(대학·학교도서관), 각 해당부처(전문도서관), 보건복지부(병원·의학도서관), 국방부(병영도서관), 법무부(교정시설도서관) 등 다양한 부처 간 도서관 정책의 조율, 다양한 사회 문제해결은 물론 다양한 관종의 도서관 발전계획 및 정책 수립, 평가, 도서관 제도 및 운영 체제 개선 등을 실제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단일 관종의 도서관 정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가도서관위원회의 대표 기관이 돼야 한다는 주장은 행정 효율성을 앞세운 행정 편의주의적 판단이다. 위원회 구성은 현재의 ‘대통령령이 정하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자격으로 다양한 부처의 행정기관장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대등하게 구성되는 것이 마땅하다.

또한 우리 협회를 포함한 도서관 정책 관련 학회·협회·단체·기관들이 다양성과 공공성이 강한 도서관 관련 제도와 정책을 거중·조정하는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07년과 2022년 국가도서관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존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 소속 변경 입법이 무효화됐던 점도 적극 고려돼야 할 것이다.

우리 협회를 비롯한 도서관계의 모든 단체와 문헌정보학계는 국가도서관위원회에 대한 어떤 정치적 호불호나 집단적 유불리를 배제한 채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에 필요한 인본주의 사회의 토대를 구축하는 주체로 존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다.

이에 전국 2만2660개 도서관(국립도서관 4개, 공공도서관 1271개, 작은도서관 6875개, 대학도서관 457개, 학교도서관 1만1826개, 전문도서관 495개, 교도소도서관 54개, 병영도서관 1646개, 장애인도서관 32개)과 10만 전문직 도서관인들은 국가도서관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으로의 전환을 위한 ‘도서관법’ 일부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한국도서관협회는 향후 전국 도서관인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국가도서관위원회의 존치 및 법률 개정 반대의 이유와 권한 강화의 필요성을 알리고 법률 개정에 반대하기 위한 활동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활동할 예정이다.

한국도서관협회 소개

한국도서관협회(회장 곽승진, 충남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도서관법’ 제18조에 의거해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1945년 설립 이래 79년간 우리나라 도서관계의 발전과 권익 증진, 이를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2024년 현재 전국의 국가도서관,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전문도서관, 학교도서관, 병영도서관, 작은도서관 등 2만2000여 개 도서관과 10만 도서관인을 대표하는 단체다. 총 13개 부회 및 지구협의회(부회 9개, 지구협의회 4개)를 두고 있으며, 도서관계 주요 현안을 연구 조사하기 위해 교수 및 현장 사서들로 구성된 18개 전문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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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도서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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