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대로 빛나는걸” 대세 밴드 루시, 이토록 청량한 위로 ‘빌런’[들어보고서]

황혜진 2024. 8.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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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뉴스엔 황혜진 기자]

대세 밴드 루시(LUCY/신예찬, 최상엽, 조원상, 신광일)가 청량한 위로송으로 돌아왔다.

루시는 8월 14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5번째 미니 앨범 'FROM.'(프롬.)을 발매했다.

신곡 발표는 지난 3월 공개된 싱글 '못 죽는 기사와 비단 요람'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미니 앨범 발매는 지난해 8월 발표한 미니 4집 '열' 이후 1년 만이다.

신보는 타이틀곡 '빌런'을 필두로 스스로를 못난이라 칭하는 화자의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 기복을 다룬 또 다른 타이틀곡 '못난이', 도깨비 춤사위를 노래로 구현한 수록곡 '도깨비춤', 모든 상처와 부담감을 태우고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화자의 속내를 담은 '남김없이', 꽃으로 시작된 루시의 음악 여정을 돌이켜보며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낙화'까지 총 5곡으로 채워졌다. 루시는 다채로운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며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더블 타이틀곡을 앨범 전면에 내세워 색다름을 꾀했다.

이번 앨범은 2020년 5월 발매된 루시 데뷔 싱글 'DEAR.'(디어.)와 수미상관을 이루는 작품이기도 하다. 루시는 데뷔곡 '개화 (Flowering)'를 통해 찬란하게 만개한 루시에 대해 노래한 데 이어 신보 'FROM.'에서 만개 후 흩날리는 꽃잎이 다시 아름답게 피어날 훗날을 약속했다.

신보 프로듀싱 역시 데뷔한 이래 루시 이름으로 출시된 모든 앨범 프로듀서로 활약한 조원상이 맡았다. 이 가운데 신광일이 수록곡 '남김없이' 작사, 작곡, 편곡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며 한층 루시스러운 앨범을 완성했다.

첫 번째 타이틀곡 '빌런'은 루시 특유의 청량하고 에너지 넘치는 밴드 사운드가 돋보이는 모던 록 장르의 트랙이다. 강렬하게 터져 나오는 사운드, 뚜렷한 기승전결이 돋보이는 곡 전개를 통해 화자의 혼란스러운 감정 변화를 실감 나게 나타냈다. 급속도로 질주하는 드럼 비트 위 아름답게 얹어진 바이올린 선율은 화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점점 사랑하게 되는 감정선을 방증한다.

노랫말은 밝은 멜로디와 선명하게 대비된다. 루시는 "오렌지 햇살에 잠겨가는 세상에/그 역광이 무색하게 빛나던 미소가/아아 이렇게 세상은 숨 쉬는구나/나에게도 담겨 있을까/부서질 듯한 숨이", "오늘은 영웅이 될 것만 같던 날인데/하나 둘 어그러지듯이/나보다 훨씬 아름답게/빛나는 이 세상은 날 초라하게 해/꼭 눈부신 사람들이 나도 빛나라 해/나도 알아/그래! 마음을 열면 꽃밭이라며/아는데도 멀어지는걸/엉망진창인 내겐", "그래! 나도 나대로 빛나는걸/아는데도 아름다운걸/너에게서 본 숨이" 등 비관적 가사를 통해 숱한 현대인들이 밝은 외면 속 감춰둔 슬픈 내면을 드러냈다.

루시는 14일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를 통해 "우리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누구보다 빛나고 싶을 때가 있다. 빌런도 때로는 역광보다 햇살 속에서, 마른 땅보다 맑은 세상 속에서 히어로가 되는 꿈을 꿀 것이다. 이 아름다운 세상과 빛나는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 주는 것처럼 나도 이들을 사랑하며 같이 빛나보려 한다"고 밝혔다.

음원과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코미디언 김경욱이 출연했다. 그간 유쾌한 캐릭터로 화제를 모은 김경욱은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언 역할을 맡아 이례적으로 진중한 연기를 펼쳤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임에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고자 고뇌를 거듭하는 연기는 곡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새로운 음악을 안고 팬들 곁으로 돌아온 루시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첫 월드투어 'written by FLOWER'(리튼 바이 플라워)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한다. 3회 공연 전석을 초고속 매진시키며 막강한 티켓 파워를 재입증했다. 데뷔 후 첫 360도 좌석 개방 공연에 도전해 한층 많은 팬들과 호흡할 계획이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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