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힘을 믿어"...시골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백설공주'(종합)
'화차' 변영주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
변요한 "19살~30대 초반 표현하는 게 숙제"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소설 '백설공주'에 한국적인 특색을 입혔다. 미스터리한 시골 마을, 그곳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한다. '시골' '마을' '살인'이라는 미장센 속에 원작의 힘을 믿고 있는 '백설공주'다.
14일 오후 서울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새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극본 서주연, 연출 변영주, 이하 '백설공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변영주 감독을 비롯해 배우 변요한 고준 고보결 김보라 배종옥 조재윤이 참석했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히트 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작품은 영화 '화차' '낮은 목소리' 등으로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구축해온 변영주 감독의 드라마 첫 데뷔작이다. 변 감독은 작품을 연출한 계기로 "첫 번째로는 원작 소설을 각색한 서주연 작가의 대본을 보고 너무 좋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두 번째는 변요한이다. 사실 영화 '화차' 때 변요한이 오디션을 봤는데 당시 나이 있는 역할이라 함께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마음속에 품고 있다 '백설공주'에서 만났다"며 "여기 모든 배우들과 만난 게 연출자로서 영광이었고 인생을 바꾸게 만든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화의 경우 스코어가 낮으면 그냥 지나갈 수 있지만 드라마는 흥행 여부를 모두가 안다. 그래서 광장 앞에 서 있는 것 같다"며 "걱정되고 겁이 나지만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 중 변요한은 모범생에서 하루아침에 살인 전과자로 추락한 고정우 역을 맡는다. 고정우는 운동은 물론 공부까지 잘해 명문 의대 합격을 앞두고 있지만 어느 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 블랙 아웃이 된 이후 별안간 친구 두 명을 죽인 살인범으로 지목된다.
19살과 30대 초반을 모두 연기한 변요한은 극 초반 교복을 착용한다. 그는 "(교복 착용이) 큰 이슈가 될 거라 예상했다. 부담이라기보다 19살부터 30대 초반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숙제였다"며 "아역을 써도 좋았겠지만 직접 제가 그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게 맞고 이게 더 강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교복을 입는 작품이 아닐까"라고 전했다.
아울러 출연 계기에 대해 "사실 대본을 읽었을 때 어려운 작품이었고 어디에 기댈 곳 없는 오로지 감정으로만 끌고 가야 하기에 부담스러웠다. 그러다 어느 날 누명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배우로서 살아가면서 해야 하는 나의 사명에 대해 생각하다 작품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악역으로 시청자들을 주로 만나온 고준은 처음으로 형사 역할에 도전한다. 진실을 쫓는 형사 노상철을 연기한 그는 "경찰서에 견학을 가 체험도 하고 경찰들이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에 연구를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애환이 많음을 알게 됐고 해야 할 진실과 실제로 구사할 수 있는 힘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노상철은) 억울한 일을 당한 분들에게 대리만족 혹은 주먹 방망이 같은 역할이다. 연기를 하며 집중한 부분은 일선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경찰을 대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보결은 톱배우이자 고정우의 절친 최나겸을 연기한다. 최나겸은 어렸을 적부터 고정우를 짝사랑하다 고정우가 살인범으로 지목당해 10년간 감옥에 있는 동안 톱스타가 된 인물이다.
'백설공주'를 통해 '신뢰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힌 고보결은 "전체 스릴러지만 개인적으로 멜로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우를 위해 모든 걸 바치는 순애보다. 그 마음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김보라 배종옥 조재윤이 합류해 극의 활력을 더한다. 김보라는 의대를 휴학한 후 무천시에 흘러들어오게 된 이방인 하설 역을 맡는다. 올여름 조바른 감독과 부부가 된 그는 "여름 시작쯤 결홈을 했고 끝나갈 때쯤 준비한 드라마가 방영이 돼 좋은 2024년 여름으로 기억될 것 같다. 남편이 '선배들 틈에서 열심히 재밌게 하라'고 정신적으로 힘을 많이 줬다"고 이야기했다.
배종옥은 무천시 3선 국회의원 예영실을 맡는다. 예영실은 여성 최초 경기도지사를 꿈꾸는 인물이며 살인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자 어딘지 모를 의문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캐릭터에 대해 배종옥은 "예영실은 정치에 대한, 자기가 보여지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을 추구하기 위해 '어디까지 갈 것인가?' 이 부분이 미스터리이자 현장에서 많이 논의한 부분이다. 이런 부분을 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작의 힘을 믿는다"고 말해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아울러 조재윤은 고정우가 살인한 딸의 아빠 심동민으로 분한다. 심동민은 고정우를 향해 노골적으로 증오를 쏟아내는 등 서슬 퍼런 기세를 통해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조재윤은 "촬영 당시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고 있어 감정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그러다 감독님이 '신동민 너는 피해자야' 이 한마디로 많이 변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피해자가 오히려 소외당하는 세상이 돼버렸는데 신동민은 정말 큰 피해자다. 단순하게 딸이 죽었다가 아니라 이야기 안에서 외면당하고 스스로 알코올 중독에 빠진다"며 "말하지 못하는 부분을 말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 원작이라 작품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터다. 이에 변 감독은 "수많은 작품에 소설이 끼쳤던 형식적인 영향력이 있다. 한국적으로 바꿨다는 것 보다 '그래서 독특한가?' 여기에 포인트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백설공주'에서 공권력을 우습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고 정우의 행동이 '자력구제'로 보이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작품은 시골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정리하며 "다른 드라마에서 좋은 곳이 많이 나오는데 '백설공주'에선 논두렁 옆 창고, 시골집이나 소박함이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조재윤 역시 "좋은 차, 집, 옷이 나오진 않지만 이야기 자체가 좋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변 감독과 배우들은 "백설공주 백주가 금토저녁 950"라는 구호를 외치며 작품의 흥행을 기원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은 16일 밤 9시 50분에 첫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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