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대를 잇는 맛·대를 잇는 손님… 전국 '백년맛집'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2024. 8. 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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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는 30년 이상의 명맥을 이어온 업소 중 우수한 곳을 '백년가게'로 지정한다. /사진=다이어리알
공식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은 1904년 개업한 종로의 '이문 설농탕'이다. 격동의 현대사를 거치며 끊임없이 새로운 역사를 쌓아 올려야 했던 한국에는 상대적으로 긴 역사를 보존한 식당들이 많지 않다. 최근에는 노포(老鋪)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30년 이상의 명맥을 이어온 업소 중 우수한 곳을 '백년가게'로 지정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한다. 세월의 변화를 묵묵히 견딘 가게들은 그 존재 자체가 지역의 역사이자 문화유산이 된다. 나아가 대를 잇는 맛으로 세대 간의 끈끈한 연결고리가 되어주고 있다.

오래된 식당 중에는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해 명맥을 끊게 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원재료와 인건비, 임대료 상승 및 식자재와 직원 수급 문제, 그리고 전염병, 기후 변화와 같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더 이상 과거처럼 오래된 손님들 만을 담보로 장사하기는 어렵다. 생존을 위해 식당들도 브랜딩과 마케팅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하는 때가 왔다.

◆진천 청주왕족발
1991년 개업한 청주왕족발보쌈은 지난해 우수 백년가게 표창을 받으며 청주의 전통맛집으로 자리잡았다. /사진=다이어리알
충북 진천군에 자리한 청주왕족발보쌈은 1991년 문을 열어 34년째 명맥을 이어가는 식당이다. 2023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우수 백년가게로 표창을 받으며 대를 잇는 가게 중에서도 우수한 선례를 남기고 있다. 100% 국내산 암퇘지 생족만을 삶아내는 족발과 보드랍게 삶은 보쌈이 대표메뉴다. 두 세대 동안 본래의 맛을 지키면서도 동시에 시대의 흐름을 잘 짚어내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1대 사장님은 오랜 세월 '정직한 식자재와 넉넉한 인심'을 기본 가치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몇 해 전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전문 시스템을 익힌 2대 사장님이 합류해 경험과 손맛으로 지탱하던 모든 메뉴의 레시피를 정량화했다. 철저한 원가 분석 과정을 통해 손익 구조를 개선하고 펀딩, 밀키트 제작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지역 식당을 전국에서 찾아오는 맛집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보쌈, 족발 세트는 철저한 원물 퀄리티 관리와 오랜 노하우로 만들어낸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고기의 신선함과 부드러움은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먹는 내내 따뜻하게 즐길 수 있도록 특수 용기에 담겨 제공된다. 구절판처럼 함께 나오는 곁들이는 찬들은 모두 메인 요리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구운 마늘과 정갈한 김치, 계절 장아찌, 싱싱한 쌈 채소와 묵은지, 파채, 새우젓 등 모든 반찬은 계절에 맞춰 제공되고 리필이 가능하다. 함께 나오는 가지튀김은 메인 요리로도 손색없다.

특별한 식감의 조화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문어숙회가 포함된 세트도 좋은 선택지로 대부분의 테이블에서 필수로 주문하는 사이드 메뉴인 '꽈리고추튀김'은 맥주를 부르는 이곳의 명물이다.

◆신덕식당
신덕식당은 전북 고창의 풍천장어를 널리 알리는데 일조해온 터줏대감 식당이다. /사진=다이어리알
장어의 고장 전북 고창군에 위치한 터줏대감 식당이다. 1964년부터 고창의 풍천장어를 널리 알리는데 일조해온 곳이다. 모든 원재료는 국내산을 사용하며 오로지 죽염 소금, 양념구이 두 가지의 장어구이 메뉴를 깊이 있게 선보인다. 싱싱하고 쫄깃한 육질의 장어와 함께 내어주는 상차림이 푸짐하다. 식사 시 함께 제공되는 토속 된장찌개도 별미다. 고장의 명소인 선운사 인근에 있어 두루두루 둘러보기 좋다.
◆민영활어공장
민영활어공장의 이민규 대표는 지난 40년 간 값싸고 맛있는 해물 유통을 책임져온 '연안부두의 전설'이다. /사진=다이어리알
인천 연안부두 어시장에서 1976년부터 운영한 일식 초밥·회 전문점이다. 어부인 아버지가 잡아 온 생선을 어머니와 함께 시장에 나와 팔면서 장사를 시작한 이민규 대표는 40년 세월 동안 값싸고 맛있는 해산물을 위해 노력해온 '연안부두의 전설'로 통한다. 싱싱한 활어의 참맛과 일반 횟집의 2~3배 수준의 크기와 두께감을 자랑하는 초밥이 이곳의 자랑이다. 현재 2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으며 유통 및 가맹 사업에 집중해 본점과 직영점, 가맹점 등 전국 20개 이상의 점포로 확장하며 신뢰를 주는 활어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나드리
1986년부터 운영해온 경북 영주의 쫄면 맛집 나드리는 최근 밀키트 제품을 제작해서 온라인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다이어리알
1986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경북 영주시의 소박한 쫄면 맛집이다. 한국 전쟁 이후 남대문 시장에서 평안북도 출신 1대 사장이 국숫집을 운영했는데 며느리가 그 손맛을 이어받아 영주에 터를 잡고 3대째 손맛을 이어가고 있다. 매일 아침 뽑아낸 생면으로 내어주는 두툼한 면발과 다양한 자체 개발 비빔장으로 여러 가지 버전의 쫄면을 선보인다. 최근에는 이를 밀키트 제품으로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중이다. 클릭 한 번이면 영주의 '유서 깊은' 쫄면을 전국 어디서나 손쉽게 맛볼 수 있다.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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