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공영방송 이사 선임 오더 받았냐는 말 굉장히 모욕적"

국회 청문회 증인 출석한 이진숙 방통위원장 "직무정지" 이유로 대부분 답변 회피
답변 거부로 국회 고발당한 김태규 직무대행 두고 박선아 방문진 이사 "위법성 있다"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14일 국회 청문회서 증인 출석한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질의하고 있는 이훈기 의원. 국회방송 갈무리

국회 방송장악 청문회에 출석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을 묻는 야당 질의에 탄핵소추에 따른 직무정지를 이유로 답변을 회피했다. 누군가의 '오더'를 받고 공영방송 이사를 찍은 것 아니냐는 질문엔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답했다.

1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2차 방송장악 청문회에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이진숙 방통위원장에게 “임명된 당일 5시에 무리하게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진행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서둘러서 의결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진숙 위원장은 “서둘러서 의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내용에 있어선 여기 계신 과방위원님들이 저의 직무를 정지시켰기 때문에 직무 관련 부분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이훈기 의원이 “그날 심의를 하신 거냐”고 재차 물었지만 “저는 탄핵 중이라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이훈기 의원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 행위를 (불법적으로) 했기 때문에 탄핵소추가 된 것”이라 하자 이진숙 위원장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 탄핵의 사유가 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답을 회피하던 이진숙 위원장은 '누군가의 오더를 받았나'라는 질문엔 '모욕적'이라 답했다. 9명으로 구성되는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를 방통위가 6명만 선임한 것을 놓고 이훈기 의원이 “누가 오더를 줬는지 찍어주니 6명을 맞춰서 형식적으로 아무 평가나 판단 않고 그냥 한 것 아닌가”라고 하자 이진숙 위원장은 “면책 특권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드릴 말씀은 없지만 어디서 오더를 받았냐는 말씀은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 과방위는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현 위원장 직무대행)이 정당한 이유 없이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며 고발을 의결했다. 김태규 대행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을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인사 관련 내용은 비공개'라고 답했다. 김태규 대행은 “제 자발적 의사라면 거부가 맞겠으나 권한이 없기 때문에 답변을 못 드리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회 증인으로 출석한 박선아 방문진 이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김태규 부위원장은 (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공익상 필요가 있다면 (속기록과 회의록을) 충분히 공개 결정할 수 있다”며 “공익상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인지 묻고 싶고 공개가 어렵고 제출도 어렵다면 확인할 의무는 있는 것인데, 일체의 확인조차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법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