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섬마을 전력 공급했는데"… 실직 위기 놓인 한전 하청직원 18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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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간 울릉도·백령도 등 65개 도서지역에 전력을 공급했던 한국전력 하청업체 직원 184명이 한꺼번에 해고될 위기에 놓였다.
1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도서전력지부에 따르면 대량 해고 위기에 놓인 이들은 1996년부터 한전과 수의계약을 맺고 한전 도서발전소 운영·정비 업무를 해온 JBC 소속 직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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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 전환 제안
소송취소 조건 거부한 184명 해고 통보
30여 년간 울릉도·백령도 등 65개 도서지역에 전력을 공급했던 한국전력 하청업체 직원 184명이 한꺼번에 해고될 위기에 놓였다. 이들이 실직할 경우 섬마을 등 격오지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도서전력지부에 따르면 대량 해고 위기에 놓인 이들은 1996년부터 한전과 수의계약을 맺고 한전 도서발전소 운영·정비 업무를 해온 JBC 소속 직원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6월 한전을 상대로 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이들이 한전으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는 등 '불법파견' 상태로 일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직원들은 법원 판결 직후 한전에 직접 고용을 요구했다. 올해 초에는 파견법 위반으로 인한 손해액과 한전 정규직이라면 받았어야 할 임금 차액을 돌려달라는 소송도 제기했다. 한전은 직접 고용 대신 자회사 직원 전환을 제안했다. 단 근로자지위확인, 임금 차액 반환 등 소송 일체를 취하하고 추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소송을 걸지 않겠다고 서면 동의하는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이에 직원들은 소송 취하 없이 자회사로 소속 전환을 하겠다고 역제안했지만 회사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후 한전은 JBC와의 계약을 이달 15일부로 종료하기로 결정했고, JBC는 한전 자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지난달 11일 발송된 해고 통보서에는 '한전 위탁계약 종료로 도서 전력 사업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음에 따라 근로관계를 종료한다'고 적혀 있다. 노조는 JBC가 한전 퇴직자단체인 한전전우회의 자회사인 점을 들어, 한전이 영향력을 행사해 직접 고용 의무가 있는 노동자들을 해고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들은 15일 출근길 시위를 벌인 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또 한전과 전현직 사장을 부당노동행위, 강요죄, 파견법 위반 등으로 고소·고발한 상태다. 최대봉 도서전력지부장은 "전국 65개 섬 발전소에서 수십 년간 전기 공급에 종사하던 섬마을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됐다"며 "한전이 직접 해야 할 일, 그러나 한전 직원들은 한사코 하기 싫어하는 일을 우리는 해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불법파견 관련) 소송을 취하할 수 없다고 하니 해고라는 죽음과도 같은 칼을 들이댔다"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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