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도 철퇴 맞나… 애플, 글로벌 반독점 압박 삼성에 호재인가

인도 경쟁위원회(CCI), 애플 반독점 조사 중
“인앱 결제로 불공정한 조건 강요”
애플, 유럽서는 올해 규제 피해 사업 조건 4차례나 변경

일러스트=챗GPT 달리3

애플이 유럽연합(EU)에 이어 인도 시장에서도 ‘앱 마켓’ 반독점 규제 철퇴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애플을 향한 규제 압박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 호재보다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 경쟁위원회(CCI)는 최근 기밀 상업 정보 공개 우려로 애플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다룬 2건의 조사 보고서를 철회했다. 앞서 애플은 이 보고서에 기밀 상업적 민감 정보가 포함돼 있어 해당 보고서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조사가 연기된 것일 뿐, 애플의 법적 리스크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현재 CCI는 애플이 인도 앱스토어 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하고, 개발자들에게 자사 결제 시스템(인앱결제)을 강요하며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해왔다는 혐의를 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유럽을 포함해 미국, 한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제기된 유사한 문제다.

CC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애플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낮은 점유율(약 3.5%)에도 불구하고 앱 개발자와 사용자, 결제업체들에게 불공정한 조건을 강요하며 경쟁을 저해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틴더 소유주인 매치 그룹(Match Group)이 애플이 자사의 기밀 상업 정보를 부적절하게 공개했다고 주장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현재 인도 시장에서 애플의 반독점 조사는 몇 개월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CCI가 민감한 정보를 삭제한 개정 보고서를 재발행할 경우 조사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인도 시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인도 내 제조 공장 확장과 함께 현지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애플의 인도 매출이 60억달러(약 8조원)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33% 성장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반독점 규제가 본격화될 경우 애플의 성장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최근 EU 규제당국의 압박에 따라 유럽에서도 앱스토어 운영 규정을 추가로 변경했다. EU가 올해 3월부터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한 이래 애플이 EU 사업 조건을 변경한 것은 벌써 네 번째다.

다만 이런 흐름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 입장에선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애플의 인앱 결제 수수료 문제가 독점 행위로 간주되어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규제가 완화되면 더 많은 사용자와 개발자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커진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오히려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할 이유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게임사들이나 앱을 판매하는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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