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전공의들, 저임금·고강도 업무로 수련…환경 개선해야”

의료인력전문위 ‘전공의 수련 내실화 방안’ 토론
“전공의들, 피교육자이면서 의료 노동자”
“지도전문의 늘리고, 수련기관 다양화해야”

윤석준 의료인력전문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보건복지부TV

의료계가 그간 전공의들이 낮은 임금과 강도 높은 업무 등 열악한 환경에서 수련을 받아왔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국가 재정을 투입해 수련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준 의료인력전문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전공의 수련 내실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전공의 수련 제도는 1958년에 시작해 60년 이상 아무 변화 없이 이뤄져 왔다”며 “그간 전공의는 피교육자이면서 의료 노동자인 이중적 지위로, 도제식 수련 프로그램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해 대학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에서 수련하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말한다. 의사 면허를 딴 뒤 인턴이 1년간 여러 과를 순환 근무하고, 각자 전공을 정한 레지던트가 3∼4년간 수련해 전문의 자격을 얻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병원별 인턴 교육의 질 차이가 크다고 꼬집었다. 박 이사는 “현실적이고 내실 있는 수련 교육 개선을 고민해야 하고, 잡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기존의 관행을 깨야 한다”며 “실제로 인턴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수련 교육이 이뤄지는지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수련을 담당하는 지도전문의에 대한 지원을 늘려 교육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들 전문의는 진료와 연구, 당직에 전공의 수련까지 맡아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들이 교육과 평가에 할애하는 시간과 노력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 도입 방안에 대해서도 공유됐다. 앞서 제6차 의료인력전문위 회의에서는 전공의들이 상급종합병원과 지역의 종합병·의원에서 골고루 수련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간 협력 수련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전공의들이 상급종합병원 소속으로 수련하면서, 종합병원이나 1차 의료기관 등 다양한 진료 환경과 환자를 경험한다는 취지다.

고든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다기관 협력 수련체계가 필요한 이유로 전공의 수련과 전문의 종사 간 불균형, 다양한 임상 경험에 대한 전공의들의 수요 등을 꼽았다. 다만 고 연구위원은 “수련 기관을 무분별하게 확대하기보다 수련환경의 질을 담보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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