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진에 놀란 여행 심리…항공사 수익 변수 될까
대규모 예약 취소 없지만…SNS서 대지진 공포↑
일본에서 100년 만의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국내 항공업계가 일본 노선 탑승객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 대규모 항공편 취소·변경은 없는 상황이지만 불안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거리 대비 수익성이 높아 '알짜 노선'으로 통하는 일본 노선의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서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최근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한 이후 국내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예약률은 유의미하게 감소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이 이례적으로 임시 정보를 발표하며 주의를 촉구한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지진이다.
대한항공은 일본 지진 우려와 관련해 예약률 변동이 크지는 않지만 향후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기존 일본 노선 예약에 대한 취소는 많지 않으나 신규 예약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다.
한-일 노선에서 가장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제주항공은 현재까지 항공기 운항이나 예약률 등에 특이사항은 없으며 현지 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대지진 위기에 흔들리는 알짜노선
아직 대규모 취소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대지진에 대한 현지 불안감이 높고 지진에 대한 유언비어나 허위정보까지 SNS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이는 곧 여행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해외여행 커뮤니티에는 '일본 지진 가능성'이나 '현지 분위기' '항공권·호텔 취소 수수료' 등을 묻는 글이 게시판을 채우고 있다.
중국의 경우 난카이 대지진 발생 가능성에 놀란 단체여행객들이 수백명이 앞다퉈 일본행 항공편 예약을 취소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이미 여행을 떠난 중국인들이 조기 귀국에 나서면서 일본에서 중국으로 가는 항공권 가격이 10배가량 치솟고, 중국 소셜미디어인 샤오홍수에서는 일본행 항공편 예약을 취소했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일본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여행지다. 그러나 가장 큰 수요철인 여름 휴가 시기를 전후해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우선 지난 8일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일본 정부가 난카이 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설상가상 5호 태풍 '마리아'가 상륙했고, 6호 '손띤'이 발생해 일본 열도로 향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 일본 노선은 거리 대비 수익성이 높은 '알짜 노선'이다. 여기에 수요까지 높아 평균 탑승률은 90% 중반에 이른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을 오간 승객은 총 1217만명으로 200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상반기 최다 기록이다. 전년(846만명)과 비교하면 43.8%나 증가했다.
또 상반기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 4명 중 1명이 한국인이었다. 총 1778만명 중 25% 수준인 444만명으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일본을 찾았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억눌렸던 여행 심리가 폭발한 데다 엔저가 장기화되면서 일본을 찾는 사람들이 큰 폭으로 늘었다.
앞서 국내 항공사들은 경쟁적으로 일본 노선을 증편했다.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인기 대도시 외에도 다카마쓰, 미야코지마, 오이타 등 소도시까지 운항을 늘렸다. 3분기(7~9월)는 여름휴가와 방학, 명절이 몰려있는 만큼 이 시기 노선 네트워크를 확장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대지진 우려뿐 아니라 최근 지속되는 엔화 강세 흐름도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달 초만해도 100엔당 850∼860원대였던 엔-원 환율은 이날 923.96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5∼6일에는 950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불과 한달 사이 엔저의 이점이 약해졌다.
한편 일본 정부는 특별한 지진 활동이 관측되지 않을 경우 오는 15일 오후 5시에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해제할 방침이다.
도다솔 (did0903@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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