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란 주권 보호 언급하며 사실상 반격 지지... “공격 계획 일부 공유했을 수도”
중동의 최대 앙숙인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 가능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란을 두둔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사건을 계기로 대(對)이스라엘 보복을 공언한 이란의 자제를 서방국이 일제히 촉구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란을 편들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12일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과 한 통화에서 강력한 이란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이는 하니예 암살에 대해 “이란의 주권 안보와 존엄을 심각하게 침해했고, 중국은 단호하게 반대하고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란이 법에 따라 주권 안보와 민족 존엄을 수호하고 지역의 평화·안정을 유지하고자 기울이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다. 이런 왕이의 발언은 하니예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다짐한 이란을 사실상 지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왕이는 지난 6일에도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 장관과 잇따라 통화해 “하니예 하마스 정치국장이 (이란)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것이 지역 정세를 더 위험한 지경으로 몰아넣었다”면서 “폭력으로 폭력에 대응하는 것(以暴易暴)은 문제를 격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중동 연구소의 차이성룽 박사는 “왕이는 이란의 자제를 요구하지 않고, 오히려 주권과 안보 수호를 강조하면서 ‘반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이란에 전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5국 정상은 12일 공동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위협을 중단하라고 이란에 촉구했다. 그런데도 중국이 노골적으로 이란을 두둔하며 서방과 선명하게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전면 공격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청두 푸단서부국제금융연구소의 주밍 연구원은 “중국이 이란의 자국 안보 수호 지지를 표명한 것은 종전 태도를 재확인한 것이고, 이란이 대규모로 이스라엘에 보복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나온 일”이라고 했다. 그간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군사 행동은 ‘번개 소리는 크고 빗줄기는 약한’ 방식이었고, 양국은 접경하지 않은 데다,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도 견고해 이란이 대규모 미사일 발사로 소모전을 치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심도 있게 협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견제’라는 공통 목표를 가진 중국과 이란은 정치·경제·군사 각 분야에서 밀착해 왔다. 지난해 2월 이란 대통령이 20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고, 한 달 뒤에는 이슬람권 패권을 다투며 갈등했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베이징에서 극비리에 회담을 갖고 7년간 단절됐던 국교를 전격 복원해 중국의 영향력이 부각됐다. 올해 3월에는 중국과 이란, 러시아가 중동에서 해군 합동 훈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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