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MBC, 자신있어"…변영주X변요한 '백설공주', 웰메이드 스릴러 온다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변영주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 베일을 벗는다. 그 곁에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배우, 변요한이 함께다.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아웃(Black Out)'(극본 서주연 연출 변영주, 이하 '백설공주에게')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변영주 감독을 비롯해 배우 변요한, 고준, 고보결, 김보라, 배종옥, 조재윤이 참석했다. 진행은 아나운서 박연경이 맡았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세계적인 메가 히트 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드라마화한 작품으로, 영화 '화차', '낮은 목소리' 시리즈를 선보인 변영주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다.
이날 변영주 감독은 "원작 소설을 각색한 서주연 작가의 대본을 봤고, 그게 너무 좋았다. 원작과 되게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하면서 잘 쓰인 스릴러 대본이라고 생각을 해서 첫 번째로 하고 싶어 졌다"며 "소셜포비아'를 너무 좋아하고 변요한 배우를 너무너무 좋아했다. 그 둘만으로도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만났을 때 사람을 매료시키는 배우였다"고 첫 드라마 연출에 도전한 이유를 밝혔다.
'백설공주'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이와 관련 변 감독은 "원작 소설 자체가 워낙 유명하다. 기존 작품 중에서도 이 소설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백설공주'라는 소설이 끼쳤던 형식적인 영향력들이 있는 것 같다"며 "서주연 감독의 대본을 봤을 때 한국적으로 바뀌었다기보다는 '독특한가'를 봤다. 세줄이나 네 줄로 정리된 줄거리를 던졌을 때 '여전히 독특한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랬다고 생각한다"라고 각색 포인트를 짚었다.
또한 "드라마도 처음이지만 사실 내 작품이 방송국을 통해 방송되는 것도 처음이다. 면 파리올림픽 폐막식 때 톰 크루즈가 오토바이를 타지 않나. 그때 '저 사람 헬멧 안 썼네. 방송에 나갈 수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였다"며 "나쁜 경찰, 좋은 경찰이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공권력을 우습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또 개인적으로 자력구제를 안 좋아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정우의 행동이 자력구제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 부분에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덧붙였다.
변요한은 같은 반 여학생 두 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19살 고등학생 고정우 역으로 분한다. 정우는 명문 의대 합격을 앞둔 어느 날 기억도 나지 않는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교도소에서 10년을 복역한 후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하지만 주변에서 연이어 벌어지는 이상한 일 때문에 고향을 떠나지 못하는 캐릭터다.
작품 출연 이유를 묻자 변요한은 "나를 브라운관에 데뷔시켜 주신 분이 '백설공주' 드라마 대표님이시다. 내가 의리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이내 "대본을 받아서 읽었는데 사실 너무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세팅된 것도 너무 적고 어디에 기댈 곳이 없는 작품이었다. 오로지 감정으로만 끌고 가야 하는 작품"이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이어 "굉장히 부담스러운 작품이었지만 어느 순간 어떤 다큐멘터리를 봤다. 누명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거기서 내가 배우로서 살아가면서 내가 해야 되는 사명이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감히 감동이 와서 참여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지금 참여하면서 역시나 우려했던 대로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여기 계시고 또 안 계신 선배님들의 연기와 감정에 기대면서 정말 한 신 한 신 무사하게 잘 넘기면서 완주했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또 다른 주인공인 고준은 정우와 관련된 사건을 담당하게 되는 형사 노상철 역을 맡았다. 촉망되는 엘리트 형사였지만 결혼식 날 신부가 무참하게 살해되면서 지방의 경찰서로 좌천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정우의 사건을 재조사하게 되면서 정우와 엮이게 된다.
고준은 "악역으로 많이 여러분을 찾아뵀는데 어릴 적 독립영화 했을 때는 악역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이상하게 '타짜 2'라는 영화에서 악역을 한 뒤 10년 동안 악역을 하게 됐다. 경찰이나 형사 역할을 해봤을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던데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경찰서에 가서 견학도 하고 체험도 하면서 경찰분들이 바라보시는 시선이 어떨지 연구를 많이 했다. 정말 애환이 많으시더라. 직분을 가지고 품는 진심과 구사할 수 있는 힘이 달라 애환이 많다"며 "요즘 진짜 여러 일들이 많지 않나. 억울한 일을 당했던 분들에게 대리만족을 드릴 수 있는 역할이다.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일선에서 열심히 집중하시는 경찰 분들을 꼭 대변해드리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고보결은 정우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탑스타로 최나 겸 역을 연기한다. 최나 겸은 오랫동안 정우를 짝사랑해 교도소에 간 정우를 10년간 뒷바라지하며 출소 후 정우와의 행복한 삶을 꿈꾼다.
그런 나겸에 대해 고보결은 "전체 장르는 스릴러지만 나는 멜로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 실제로 최나겸처럼 순애보는 아니다. 첫사랑이자 끝사랑인 정우를 위해서 인생의 모든 걸 바치는 역할이다. 어떻게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래서 그 마음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명이 최덕미인데, 고등학교 때 말 내성적이고 말수가 없는 아이였다가 엄청난 노력 끝에 최나겸이라는 가명을 쓰면서 좋아하는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오직 정우만을 위해서 10여 년을 바친다. 많은 것들이 변하지만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것은 정우에 대한 마음"이라고 나겸의 순애보를 강조했다.
김보라는 의대를 휴학하고 스쿠터로 전국을 여행하던 중 우연히 사건의 배경이 되는 무천마을에서 식당 아르바이트생으로 머물게 된 하설 역으로 시청자를 만난다. 특히 '백설공주'는 김보라가 조바름 감독과 결혼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김보라는 "마음가짐이 사실 달라진 것은 없다. 그냥 여름 시작 즈음에 결혼을 했고 여름이 끝나갈 쯤에 열심히 준비한 드라마가 방영이 돼서 여러모로 굉장히 좋은 2024년의 여름이다. 뭔가 '럭키비키' 같은, 오히려 좋아"라며 "사실 (남편이) 크게 도움을 준 건 없다. 그냥 되게 선배님들 틈에서 열심히 재밌게 하라고 정신적으로 힘을 많이 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종옥은 극 중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에 당선될 정도로 똑 부러지고 강직한 성격을 지닌 무천시 3선 국회의원 예영실 역으로 분한다. 그는 "모든 인물이 다 미스터리하지만 예영실은 정치나 보이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을 추구한다. '그를 위해 어디까지 갈 것인가'가 가장 미스터리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현장에서 변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했다. 방송을 보시면서 그런 부분을 느끼고 풀어보시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하나뿐인 딸의 죽음으로 인생이 무너져버린 아빠 심동민 역은 배우 조재윤이 변신한다. 조재윤은 "신동민이 정말 이야기를 들어보면 큰 피해자다. 단순하게 딸이 죽어서가 아니라 이야기를 보다 보면 그 안에서 외면당하고 스스로 알코올중독에 빠지고 다양한 부분이 있다"며 "아마 지금 많은 피해자 분들이 계신다. 이 드라마를 접하며 사회적 이슈나 기사를 많이 봤다. 사실 표현되지 않는 것들도 많은데, 어쩌면 말하지 못한 분들이 말하고 싶어 하는 부분들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첫 드라마 연출에 나선 변 감독은 "영화와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는 교집합이 있고 없고 같다. 영화는 두 시간 안에 이야기를 쭉 하고 끝낸다. 드라마는 1회와 2회, 3회의 교집합이 있고 그것을 연결시켜야 한다. 그것이 다르고 어려웠다. 이미 찍은 것을 왜 그다음 찍을 것과 연결해야 할지, 어떻게 전체에서 이 감정이 전해지는 것이 너무 멀게 느껴지기도 했다. 두 시간 안에서는 디렉트로 연결되지 않나. 아무래도 드라마는 되게 어렵고 고민이 많이 되더라"라고 자신이 생각한 차이점을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심지어 스코어가 작을 경우에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 업계를 제외하면 그냥 지나갈 수 있더라. 그런데 드라마는 잘되고, 안되고를 모두가 알게 된다. 훨씬 더 광장 앞에 서있는 기분이 있다. 더군다나 OTT처럼 아직까지 유저수가 적다는 이야기를 할 수도 없다. 2024년에 TV 보급률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할 수도 없지 않나. 그런 면에서 굉장히 겁이 난다. 걱정이 되고 겁이 나고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MBC 금토드라마는 지난해 '연인'부터 시작해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밤에 피는 꽃', '원더풀 월드', '수사반장 1958'까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바로 전작 '우리, 집'이 최고 시청률 6%대를 기록했다. MBC가 2024 파리올림픽을 맞아 잠시 휴식기를 갖는 동안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굿 파트너'는 10% 시청률을 자랑하며 흥행 중이다.
이와 관련 묻자 변요한은 "내 연기 인생에서 가장 예리한 질문이다. 타 방송국 작품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작품도 열심히 한 팀의 작품이다. 재밌게 보시는 분들은 계속 재밌게 보시면 된다. 우리 드라마는 새로 시작하는 아주 강력한 드라마기 때문에, 새로운 잘 만든 웰메이드 드라마로 보시면 될 것 같다. 물론 시청률로 성공여부가 가려지긴 하겠지만 여기는 MBC 아니냐. 자신 있다"라더니 "박수 좀 부탁드린다. 잘 부탁드린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눈길을 끌었다.
오는 16일 오후 9시 50분 첫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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