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20%대 낮은 지지율에 결국 하차…차기 총재 선거판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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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자민당이 바뀐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첫걸음은 제가 물러나는 것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4일 오전 11시30분께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착잡한 표정으로 "(9월 하순 예정된) 다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차기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재선 의욕을 보이던 기시다 총리가 장기간 지속된 '낮은 지지율'에 무릎을 꿇었다.
기시다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달 앞으로 다가온 차기 총재 선거판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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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자민당이 바뀐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첫걸음은 제가 물러나는 것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4일 오전 11시30분께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착잡한 표정으로 “(9월 하순 예정된) 다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차기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재선 의욕을 보이던 기시다 총리가 장기간 지속된 ‘낮은 지지율’에 무릎을 꿇었다.
중의원 임기 만료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와 선거를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하는데 유권자의 신뢰를 잃은 기시다 총리를 수장으로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자민당에 퍼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연임을 위해 총재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할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21년 10월 제100대 일본 총리로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취임 초기 코로나19 감염 확산 대응, 분배를 강조한 ‘새로운 자본주의’를 표방하며 지지율이 50~60%대로 고공행진을 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마이넘버 카드’ 사업에서의 오류 속출, 증세 발표 등으로 지지율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다.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망을 계기로 자민당과 통일교의 ‘오랜 유착’ 문제도 수면 위로 올라왔고, 지난해 11월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조성까지 폭로되면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정권 퇴진 수준인 10~20%대로 곤두박질쳤다. 엔에이치케이(NHK) 여론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11월부터 20%대로 주저앉아 이달까지 10개월 내내 한번도 2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통일교 해산 명령, 정치개혁, 감세 카드까지 꺼냈지만 지지율은 회복되지 못했다. 여론이 완전히 등을 돌린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 파벌 중에서 ‘비둘기파’로 꼽히는 ‘고치카이’ 수장 출신이다. 그러나 총리 당선 과정에서 우익 성향의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의 지원을 받은 만큼, 총리 자리에 오른 뒤에도 ‘기시다 색’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다. 특히 2022년 12월 북한·중국의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결정하고, 방위예산을 두배로 늘리기로 하는 등 군사 대국화의 길로 들어섰다. 북·중·러를 견제하기 위한 한-일 관계 개선과 미-일 동맹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기시다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달 앞으로 다가온 차기 총재 선거판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아직 출마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후보는 없지만, 기시다 총리의 불출마 발표로 움직임이 단번에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내 영향력이 강한 아소 부총재가 수장으로 있는 ‘아소파’ 소속인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총재 선거 출마를 굳힌 상태로 알려져 있다. 자민당의 2인자인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과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출마 의욕을 보이고 있다. 40대 젊은 정치인으로 여론의 인지도가 높은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주위에서 총재 선거 출마를 권유하고 있으며, 젊은 의원들 사이에선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도 이름이 거론된다.
차기 총리 후보들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자민당 총재 선거에 네번이나 도전했다 실패한 이시바 전 간사장이다. 실제 일본 주요 언론의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차기 총리’ 지지도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과 지방 당원·당우들의 투표를 합산해 뽑기 때문에 유권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도 당내 지지가 약하면 당선되기 어렵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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