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노래방서 대낮 칼부림, 직원 1명 숨져
서울 관악구의 한 상가에서 지인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러 결국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 여성은 노래방 직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14일 오후 2시 10분쯤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에서 지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30대 여성을 살인미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 또한 ‘사람이 칼에 찔렸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서울 관악구 당곡사거리 인근 상가 지하 1층으로 출동했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찾은 신림동 상가 건물 1층 출입구. 5m 길이의 복도 바닥에는 수십 개의 핏방울이 떨어져 있었다. 복도에는 사건 당시 떨어진 듯한 립스틱 하나가 부서진 채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건물에서 나오는 경계석에도 피해자가 흘린 핏자국이 흘러 내린 자국도 낭자했다. 길거리에는 잠깐 내린 비로 옅어진 30cm 정도의 핏자국와 지혈 당시 쓰인 것으로 보이는 휴지가 헤져 있었다.
이 건물 2층에 위치한 한의원 직원은 “밖에서 큰 소리가 나 나가보니 건물 1층에서 피해자가 칼에 찔렸음에도 둘 다 격양된 상태로 싸우고 있었다”며 “신고를 하고 다시 나가보니 피해자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맞은편 식당에서 일하던 한 직원은 “갑자기 밖에서 여성들이 고래고래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며 “지나가던 행인들이 현장을 목격하고 신고했다”고 했다.
인근 상인에 따르면 피의자와 피해자가 모두 점포를 종종 방문했던 손님이었다. 그는 “어제 오전만 해도 피해자가 물건을 사러 가게를 들렀다”며 “평소 말투가 차분하지 못했던 사람이라 생각은 했지만 이상한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해서도 10~15분 가량 병원으로 출발하지 않았다”며 “오죽하면 한 남성이 ‘사람이 죽어가는데 왜 병원을 가지 않느냐’고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 A씨는 피해자가 모두 노래방에서 일하는 직원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피해자가 구급차에 실릴 때 보니 아래 속옷이 피로 흠뻑 젖을 만큼 다쳤었다”며 “이곳에 유흥주점이 밀집해 있어 직원들이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도 그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살인미수 혐의에서 살인 혐의로 전환해 피의자를 상대로 수사할 방침”이라며 “감식 후 정확한 범행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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