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해도 한달 '50' 더 번다… 쿠팡 "택배기사 근무 개선"
CLS 월 평균 순수입 428만원 vs 택배 기사 월 평균 순수입 348만원
CLS 택배기사, 이틀 더 쉬어도 일반 기사보다 더 버는 구조
CLS는 지난 13일 택배업계 최초로 내년부터 택배기사 휴무 확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격주 주5일 근무, 의무 휴무제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적용대상은 CLS와 위탁 계약을 맺은 전문 배송업체 소속 택배기사로 '퀵 플렉서'로 불리는 개인사업자들이다.
야간작업 택배기사 대상으로 격주마다 주5일 근무를, 주간작업 택배기사에게는 반기별로 최소 1회 이상(연간 최소 2회 이상) 주5일만 배송하는 의무 휴무제를 실시한다.
CLS 관계자는 "야간작업 택배기사 '격주 주5일 배송' 도입 등 휴무 확대 방안이 시행되면 퀵 플렉서의 업무부담이 더욱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각 전문 배송업체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선진적인 배송업무 여건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CLS는 현재 쿠팡친구(직고용) 8000명, 퀵 플렉서(위탁 택배기사) 1만3000명 규모의 택배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쿠팡친구는 고정급여로 주5일 근무제다.
퀵 플렉서가 개인사업자인 만큼 하루라도 더 쉬면 수익이 줄어들까 염려하는 이들도 있다. 휴무 확대를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업계에서는 CLS가 전면이 아닌 격주로 주5일제를 도입하는 것 역시 택배기사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수도권에서 택배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는 A 대표는 "과로 방지 등을 위해 택배영업점이 물량이나 배송일을 줄이자고 하면 '고수입을 위해 개인사업자로 일하는데 영업점이 관여하지 말라'고 거절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비교적 연령대가 낮은 택배기사들의 분위기는 또 다르다. 택배 업계 관계자 B씨는 "요즘 젊은 택배기사들은 돈을 좀 덜 벌더라도 워라밸을 챙기는 것을 더 좋아한다. 자율 근무를 실시한 이후 주말과 붙여 오프를 신청하고 캠핑이나 여행을 다니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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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택배 집·배송기사 실태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택배기사 월평균 수입은 매출 454만원, 순수입 348만원이다. 한달에 2일을 더 쉬어도 CLS 기사가 일반 기사보다 46만원을 더 버는 셈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CLS가 고정 물동량을 압도적으로 확보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CLS는 국내 1위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의 물류를 책임지고 있는 데다 '쿠세권'이라 불리는 물류망을 전국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택배업계는 쉬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쉴 수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점마다 정해져 있는 독점 노선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쉬고 싶으면 하루 25만원가량 드는 외부 기사(용차)를 택배기사 본인의 부담으로 투입해야 한다. 4일 휴가를 가기 위해 100만원을 기꺼이 낼 의향이 있지만 용차 기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CLS는 대리점마다 백업기사를 두어야 계약을 체결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유사시에는 직고용 인력인 쿠팡친구도 파견한다.
CLS 관계자는 "쿠팡 퀵플렉서는 용차 비용 없이 1년 내내 언제든 휴가를 낼 수 있으며 백업기사가 있어 휴가를 다녀와도 물량이 쌓일 염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14일과 15일 '택배 쉬는 날'에 쿠팡 물류가 쉬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앞서 택배업계와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택배량이 증가한 2020년 매년 8월14일을 '택배 쉬는 날'로 지정했다. 올해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한진·우체국소포 등은 광복절인 15일까지 이틀간 배송 업무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쿠팡과 SSG닷컴, 컬리 등은 쉬는 날에 동참하지 않는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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