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2차 청문회 등판 "고문받는 듯"…野 발끈·與 두둔

최민희 "신성한 상임위장 고문실 비유 마라" vs 최형두 "당사자 감정"
野 '공영방송 이사 졸속 선임' 공세…與 "복수 조치하겠다는 태도 반박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방송장악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8.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임윤지 유수연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청문회에 대한 비판 발언을 내놓은 것을 두고 여야 의원들이 충돌했다. 청문회 초반부터 이 위원장이 최민희 과방위원장에게 증인 선서 후 선서문을 건네며 인사를 건네지 않아 비아냥이 쏟아졌는데, 이 위원장의 발언을 물꼬로 여야 대립이 폭발한 셈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과방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에 참석해 "몸이 불편한 상태에서 지난 두 번의 청문회를 받았다"라며 "(방통위) 사무처장을 포함해 심지어 과장급까지 여기에 불려 나와서 본인들이 답변할 수 없는 사안들에 대해 (답해야 했다). 비유지만 거의 고문받는 듯이 하는 것을 보고 제가 나오면 최소한 그 시간만이라도 직원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발언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즉각 이 위원장의 발언을 중단시켰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발언권을 제한하면 안 된다고 반발하자 최 위원장은 "이게(청문회가) 무슨 고문인가"라며 "그런 식이라면 (여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하는 별거 아닌 비유에도 발끈하지 않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여당 측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 위원장을 "고문실로 느낀다는 건 당사자의 감정", "본인의 심정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 (제지하면 안 된다)"라고 두둔했다.

최 위원장은 "국회를 동물농장에 비유하거나, 지금 말한 듯이 이 신성한 국회 상임위장을 고문실에 비유하거나 (하지 말라)"라고 압박을 이어갔다. 앞서 이 위원장이 야당 의원의 질의에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몇몇 동물들은 더 평등하다는 그 발언을 떠올리게 된다"라고 답했는데, 이를 두고 국회를 '동물농장'으로 비유한 데 반박한 것이다.

한편 여야 과방위 의원들은 이날 2주 만에 청문회에 출석한 이 위원장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이 위원장이 급박한 사정이 없는데도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관련해 이 위원장은 "이사 선임이 (위원장) 탄핵 사유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탄핵 중이고 직무와 관련해 말씀드리는 것은 마땅치 않다"라고 일관했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여당 의원들 또한 이 위원장 두둔에 나섰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원하는 답이 안 나올 경우에 계속해서 복수의 조치를 하겠다는 그런 태도로 보인다"라며 "이 청문회가 계속해서 이어져야 할지 그 자체도 사실 굉장히 암울하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 위원장이 MBC에서 30년간 근속해 83명의 이사 후보를 평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졸속 이사 선임' 논란에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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