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엣눙크’로 뭉치는 명문 악장들...韓사랑도 특별 “제2의 고향”
뉴욕 메트·함부르크필 등 악장들 한 무대에
세종솔로이스츠 창단 30주년 기념해 협연
“한국, 집처럼 친근...멋진 관객들 있는 곳”
프랭크 황(46·뉴욕 필하모닉), 데이비드 챈(51·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앤드류 완(41·몬트리올 심포니), 다니엘 조(31·함부르크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4인의 악장이 협연한다. 제7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다.
공연을 앞두고 14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악장들은 일제히 세종솔로이스츠의 수준 높은 음악성을 강조했다. 프랭크 황은 “서로 다른 배경과 생각을 가진 연주자들이 마법과도 같은 협업을 만들어내는 곳”이라고, 다니엘 조는 “제게 세종솔로이스츠는 오랜만에 봐도 반가운 가족 같다”고 했다.
프랭크 황은 특히 “세종솔로이스츠의 리허설은 지휘자 없이 민주적인 절차로 진행된다. 모든 의견을 조율해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낸다”며 “뉴욕필 단원들과 소통할 때 이런 방법을 적용하는 등 제 개인 커리어에도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악장은 100명이 넘기도 하는 오케스트라의 리더 역할이다. 제1 바이올린 파트의 수석 연주자이자, 통합된 소리를 만들어내는 데도 핵심 역할을 한다. 명문 오케스트라의 악장들이 모인 이번 공연이 특별히 이목을 끄는 이유다.
프랭크 황은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나 음악감독을 직접 만나긴 쉽지 않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1년에 13주 정도”라며 “대신 악장은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다. 오케스트라가 추구하는 음악적 기준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악장 리더십의 역할”이라고 했다. 데이비드 챈도 “연주 기술과 역량, 리더십, 잘 듣는 귀, 융통성 등이 필요한 자리”라고 덧붙였다.
악장들은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며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데이비드 챈은 “아내가 한국인이라 집에서 아이들도 한국어로 이야기 하고 매주 한인교회 사람들이 집에 오기도 한다”며 웃었다. 그는 “메트의 카네기홀 공연과 동일한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연주한 적이 있는데, 한국 관객들이 하도 조용하게 집중해 들어서 깜짝 놀랐다”며 “멋진 관객들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아내가 한국계라는 프랭크 황도 “한국에는 셀 수 없이 많이, 수십 번 왔다”며 “아내 덕분에 문화적으로 친밀하고 집처럼 편안하다”고 소개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국내 초등학교를 다니기도 했던 다니엘 조는 유창한 한국어로 “올 때마다 에너지를 얻고 간다”고 말했다. 개인사정 상 불참한 앤드류 완은 “
이들은 24일 현대음악 신작을 함께 연주한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인 한국인 작곡가 김택수에 위촉한 ‘with/out(네 대의 바이올린과 타악기를 위한 협주곡)’이다. ‘고독한 군중’ ‘운명 공동체’ 등의 주제가 담겼다. 이날 공연에선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인 작곡가 토드 마코버의 신작 ‘플로우 심포니’도 세계 초연된다. 강물 소리를 녹음한 음원과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실험적 작품이다.
강경원 총감독은 창단 30주년을 맞는 소회로 “시작하는 건 좀더 쉽지만 지속하는 건 정말 어렵더라”며 “단원들 모두 노력할 수 있는 한 제일 좋은 연주를 하려고 해왔다”고 말했다. 또 “젊은 연주자들이 세계 무대를 경험하고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그런 가치를 보존하는 한편 신곡 위촉 등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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