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하락에 "때는 이 때다" 제2 양곡법 개정안 밀어붙이는 巨野..대통령실 “냉정히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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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쌀값이 하락하면서 야권에서 잉여 생산 쌀에 대한 정부 의무 매입 등을 골자로 한 제2의 양곡법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이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 때 더불어민주당이 쌀 의무매입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밀어붙였던 상황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상당수 농가에선 쌀 가격 하락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정부의 대규모 매입을 요구하고,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은 양곡법을 당론으로 채택해 9월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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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대량매입 하면 여론전 밀리는 진퇴양난
'기준가격→과잉생산' 우려에 단호한 용산
여론전 밀리더라도 尹 거부권 행사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최근 쌀값이 하락하면서 야권에서 잉여 생산 쌀에 대한 정부 의무 매입 등을 골자로 한 제2의 양곡법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이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 때 더불어민주당이 쌀 의무매입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밀어붙였던 상황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상당수 농가에선 쌀 가격 하락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정부의 대규모 매입을 요구하고,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은 양곡법을 당론으로 채택해 9월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정부·여당은 양곡법 개정안이 오히려 농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며 작물 재배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면서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 법안으로 규정, 정치적 손익을 떠나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14일 국가통계포털(KOSIS)과 농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kg인 한 가마에 17만 8476원이다. 지난해 10월 21만7552원 정점을 찍은 후, 올해 들어 20만원대가 깨지면서 하락을 거듭한 수치이다.
그러자 한 가마에 20만원대로 끌어올리라는 농가 현장의 요구가 봇물처럼 이어지고 있다. 상당수 농가의 경우, 윤석열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인 정황근 전 장관이 가마당 20만원대를 지키겠다고 발언했던 것을 지키라고 요구한다.
민주당은 이런 들끓고 있는 농심을 업고 지난 5일 양곡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법안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첫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 폐기됐던 양곡법보다 의무매입 기준은 완화했지만, 기준가격 미만으로 떨어지면 그 차액의 일부를 농가에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일단 대통령실은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양곡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을 때와 여건이 달라서다.
첫 양곡법 거부권 행사 당시에는 대규모 시장격리로 20만원대 쌀값을 떠받치며 양곡법 거부권 파장을 막았다. 2022년 정부의 쌀 45만톤 매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미 양곡법이 폐기된 후인 올해에도 또 대량매입에 나설 경우, 민주당이 의무매입제 필요성을 정부가 자인했다는 식으로 여론전을 펼 수 있다고 여권은 보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우선 대규모 매입 없이 쌀값을 안정시키고, 농가를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격이 작년에 비해 떨어진 건 작년과 재작년 시장격리 물량이 아주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정 전 장관이 말한 20만원도 당시 수확기 가격에 대해 노력해보겠다는 발언이었을 뿐이라, 이를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 짚었다.
설사 여론전에서 밀리더라도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양곡법 당론 추진은 협상의 여지도 없다는 입장이다. 임의로 정하는 기준 가격 개념 때문이다. 법안은 농림부 양곡수급관리위원회가 정하는 기준가격에서 급격히 하락하면 정부는 쌀 초과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토록 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에선 기준가격 결정 주체가 누구든 관계없이 실질적인 수요는 반영되지 않고 공급자의 이해관계에 좌우될 것이고, 이는 쌀 과잉생산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임의 기준가격이 있는 한 거대 야당이 법안을 강행 처리해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여권의 판단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정치적인 여러 주장들이 나오는데, 쌀 공급과 수요를 분석해 냉정하게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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