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수온 28도 매일 반복"…흑산도 전복 양식장 '전전긍긍'

김혜인 2024. 8. 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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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전복 80%가 폐사했어요. 그 악몽이 또 재현될까 봐 무섭습니다."

한낮에 28도까지 오르는 고수온 현상은 양식 어민들에게는 재앙과도 같았다.

그는 "25년 동안 양식장을 운영하면서 여름마다 전복 폐사 사례를 봐왔지만, 전복 80%가 고수온에 죽어 나간 2018년 상황이 또 반복되진 않을까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박씨를 비롯한 전복 양식 어민들은 고수온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말께 일괄적으로 피해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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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80% 폐사한 2018년 재현 우려
전남 신안군 흑산면 전복 양식장 [박춘배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안=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2018년에 전복 80%가 폐사했어요. 그 악몽이 또 재현될까 봐 무섭습니다."

한낮에 28도까지 오르는 고수온 현상은 양식 어민들에게는 재앙과도 같았다.

전복의 경우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수온은 18∼22도.

해가 없는 아침이나 밤사이에는 20도 아래로 떨어지지만, 대낮에 27∼28도까지 오르는 날이 반복되면서 올해 전복 농사는 망했다는 것이 전남 신안군 흑산도 어민들의 이야기다.

고수온과 더불어 급격한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해 폐사하기 십상이다.

"사람으로 치면 아침에는 영상 7도였다가 갑자기 한낮에 50도로 온도가 올라가는 것과 똑같아요."

흑산면에서 전복 가두리 양식장을 운영하는 박춘배(50) 씨는 짙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25년 동안 양식장을 운영하면서 여름마다 전복 폐사 사례를 봐왔지만, 전복 80%가 고수온에 죽어 나간 2018년 상황이 또 반복되진 않을까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바닷물이 많이 들어오는 시기인 '사리'가 지나고 조차가 가장 적은 시기인 '조금'인지라 수온이 내려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전복 300만 마리중 30∼40%는 폐사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 이유였다.

양식장 상태를 둘러보는 것도 포기했다.

3천개나 되는 수조를 하나하나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전복 폐사는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당장은 살아남은 개체와 죽은 개체를 구분하는 게 의미가 없는 탓이다.

자연 현상을 인간의 힘으로 막아낼 재간도 없어 답답한 마음으로 먼발치의 양식장을 바라보는 게 전부다.

박씨를 비롯한 전복 양식 어민들은 고수온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말께 일괄적으로 피해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전복과 마찬가지로 더위에 취약한 우럭 또한 피해가 막심하다.

지난 12일 신안군 흑산면 8개 어가에서 우럭 1만마리가 폐사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14일 "최근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수산 피해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며 "최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올 여름 고수온으로 인한 전남도 관내 누적된 수산 피해는 28만여마리로, 총 5억1천6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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