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거칠어진 박훈정 유니버스 ‘마녀’ 좋아했다면(폭군)[TV보고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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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박훈정 유니버스가 '폭군'으로 더 거칠게 열렸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각본/연출 박훈정)이 8월 14일 첫 공개된다.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

'폭군'은 공개 전부터 박훈정 유니버스의 신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마녀'(The Witch : Part 1. The Subversion/이하 '마녀'),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이하 '마녀2')'를 잇는 박훈정 감독의 신작 '폭군'은 전작들과 비슷한 세계관을 가지는 듯 하지만 다른 결을 보여준다. '마녀'가 구자윤(김다미 분)으로 2세대 실험체의 등장을 알렸다면 '마녀2'에서는 마녀 프로젝트라는 세계관으로 확장시켰다. '폭군'에서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실험체라는 소재를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폭군'이라는 프로그램 이름에 걸맞게 실험체가 더 강력해졌음을 암시했다.

앞서 박훈정 감독은 '폭군' 제작보고회를 통해 "제가 보여드렸던 '마녀' 시리즈의 연장선인데 큰 세계관 안에 있는 이야기다. 반대 지점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보시면 될 것 같다. 그렇게 처음부터 생각하고 준비한 작품이다. 그래서 팬들이 보시면 유추할 수 있는 것들이 많으실 것"이라고 소개했고 차승원은 "'마녀'는 동쪽이고 '폭군'은 서쪽이다. 평야이기 때문에 언젠가 만난다. 세계관이 이어지지만 다른 얘기다. 언젠가 만나고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마녀'에서는 실험체가 일방적으로 쫓기는 신세였다면 '폭군'에서는 쫓고 쫓기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추격이 펼쳐진다. 폭군 프로그램 설계자 최국장(김선호 분), 폭군 프로젝트의 마지막 샘플을 빼앗으려는 추격자 폴(김강우 분), 폭군 프로그램의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청소부 임상(차승원 분), 폭군 프로그램의 샘플 탈취를 의뢰받은 기술자 자경(조윤수 분)은 각기 다른 목적으로 샘플을 쫓으며 극의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자아낸다. 누구도 선(善)하지 않은 무자비한 자들의 추격전 속 결국 누가 마지막 샘플을 차지하는 주인공이 될 지에 대한 궁금증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이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마녀'보다 스케일이 커진 액션이다. '마녀'에서는 주로 맨몸 액션 위주였던 반면 '폭군'에서는 여러 종류의 총기들이 등장하며 더 다채로워진 액션신을 만들어냈다. 특히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몸 속에 들어가며 실험체가 된 자경의 액션은 히어로물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마녀'의 장점을 살린 '폭군'의 세계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스토리, 반전의 결말, 다채로운 액션의 향연이 펼쳐지는 작품임에도 아쉬움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임상이 실패한 실험체를 본 남자와 그의 아내를 죽인 후 불을 지르는 장면에서의 어색한 CG의 화재신, 검은 머리 외국인 설정이라기엔 너무도 유창한 폴의 한국어 실력, 그에 비해 한국인스러운 영어 발음, 다소 몰입하기 어려운 자경의 내레이션 등은 작품의 장점들 속 옥의 티처럼 느껴진다.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4부작으로 짧고 굵게 완결됐으나 시즌2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놨다. 자신의 의지 없이 폭군 프로그램 실험체가 된 자경, 물에 빠져 죽은 줄 알았으나 제 3의 종족에 의해 낚인 임상의 결말은 이들의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한다. 이와 관련 차승원은 '폭군' 인터뷰를 통해 "변이종족보다 훨씬 더 진화된 종족, 제 3의 종족이 임상을 낚아챈 거다. 언젠가 그 종족이 자경과도 만날 것"이라며 시즌2 출연에 대해서는 "일단 만들어 봐야 알 것 같다"고 말을 아낀 바 있다. 더 거칠게 돌아온 박훈정의 유니버스는 '폭군' 시즌2로 이어질 수 있을까.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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