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마라" 경고→'증언 거부'…과방위 '김태규 고발' 의결

野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고발
여당 즉각 반발에도…찬반 11 대 5로 고발의 건 가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장악 2차 청문회에서 최민희 위원장에게 선서문 제출 후 인사 없이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4.8.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임윤지 유수연 기자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의원들이 14일 공영방송 이사 선임 관련 청문회를 진행하던 중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위원장 직무대행)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과방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를 진행하던 중 "제가 판단하겠다. 현재 청문회 중이지만 우리 위원회는 지금까지 과방위 회의장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고 있는 김태규 방통위 위원장 직무대행에 대해 고발하기로 간사와 협의를 했다"라며 증인 고발의 건을 상정했다.

이어 "이 안건은 정당한 이유 없이 우리 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증언을 거부한 증인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을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및 제15조에 따라 불출석 등의 죄로 고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오전 김 부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이 지난달 31일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이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질의를 이어가자 "인사와 관련된 내용이고, 비공개로 진행된 내용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본인은) 위원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현재 가진 권한이 없어서 (답변을) 못 드린다"는 입장을 고수했는데, 이를 두고 과방위 야당 의원들이 김 부위원장에 대한 증인 고발로 맞대응한 것이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증인을 부른 이유는 행정 행위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증인은 절차의 정당성이 있었느냐고 묻는 위원들 질문에 대해서 답변을 못 하겠다고 거부했다. 또 방문진 이사 임명과 관련해서 절차가 공정했느냐 투명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인사 관련 사항이라 답변을 못 하겠다고 거부했다"라고 가세했다.

최 위원장의 안건 상정에 여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여당 측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간사 협의도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라고,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또한 "이러면 청문회를 왜 하는 것이냐"라고 맞섰다.

최 위원장은 여당 의원들의 항의에도 증인에 대한 고발장을 읽어내렸고, 최형두·김장겸 의원이 의석에서 일어나 항의하자 "앉으세요. 이의 있으시냐고 물었고 의견을 표출하십시오. 전혀 영향을 못 미칩니다"라고 대응하기도 했다.

이어 과방위 여야는 청문회 증언 거부의 고발 건을 표결에 부쳤다. 이해민 조국혁신당을 포함한 야당 의원들 11명의 찬성과 국민의힘 의원 5명의 반대로 해당 안건이 가결됐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 과방위 야당 의원들은 김태규 부위원장을 상대로 "웃지 말라"며 압박하기도 했다. 의원들이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이나 방통위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질의하던 중 김 부위원장이 웃음을 짓자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청문회 중 고성이 오가자 최민희 위원장은 김 부위원장을 대상으로 "지금 여러 메시지를 받고 있다. 직무대행(김 부위원장)의 답변 태도가 다른 국무위원들과 너무 다른데 진지하게 답변에 임해야 한다"라며 "답변 태도에 유의하겠나"라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얼굴 비비는 것까지 뭐라고 하시면 (어떡하냐). 팔짱은 바꾸겠습니다"라고 답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