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내게 클래식은 ‘갑툭튀’ 아냐..다양함 속에 지금의 나 존재” [인터뷰]

김채연 2024. 8. 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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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채연 기자] 가수 박기영이 크로스오버 장르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최근 박기영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공연장에서 OSEN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기영은 지난해 데뷔 25주년을 맞이해 프로젝트 앨범 발매를 시작했고, 지난달 17일 신곡 ‘위대한 꿈’을 발표하면서 마지막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박기영 데뷔 25주년 기념 마지막 프로젝트 크로스오버 앨범은 클래식 크로스오버 혹은 팝페라계의 새로운 디바로서 박기영이 지니는 무한한 매력을 담은 앨범으로 'Nella Fantasia'부터 '동백 아가씨'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성악곡과 오페라 아리아, 전통 가요에 이르는 다양한 곡들을 담아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고 깔끔하고 풍요로운 노래를 선보였다.

마지막 프로젝트의 시작을 장식하게 된 '위대한 꿈'은 영국의 작곡가 구스타브 홀스트의 관현악 모음곡 '행성' 중 '목성, 환희를 부르는 자'의 중반부 멜로디에 박기영이 새롭게 쓴 가사를 붙인 특별한 곡이라고.

오랜만에 만난 박기영에 근황을 묻자 “음악하고 지냈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동안 마지막 프로젝트에 집중했던 박기영은 “후련하고 살 것 같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건지. 내가 왜 거창한 목표를 잡아서 스스로를 괴롭히는지 참, 그래도 어쨌든 계획했던 것을 잘 마무리해서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한다. 약속을 지켰으니까”라고 뿌듯한 미소를 보였다.

박기영과 크로스앨범, 다소 엉뚱하기도 할 것 같지만 어쩌면 운명처럼 다가왔다고. 박기영은 지난 2015년 10월 크로스오버 미니앨범을 발매하면서 크로스오버 장르까지 분야를 넓혀갔다. 그는 “정규의 형태로 언젠가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미니 앨범에서 부른 ‘넬라 판타지아’의 편곡 그대로 키만 올려서 ‘불후의 명곡’에서 불렀는데 큰 사랑을 받았다. 많은 팬분들이 라이브 버전을 듣고 계셨고, 음원을 원하셨다. 내가 언젠가는 해야된다는 마음의 숙제가 있었다. 

박기영은 “앨범 장르에 대해서는 (꾸준히)시도를 해왔다. ‘박기영’이라는 브란드를 한 축을 이루는, 투트랙 프로젝트라고 할 정도로 갔으니까. 최근에 내가 한 음악은클래식이 강했고, 크로스오버를 정의해봐야겠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보아서, 저만의 색대로. 제가 해석하는 클래식, (팬들이) 그걸 좋아하셨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다만 준비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박기영은 “준비하느라 혀가 돌아가는 줄 알았다. 언어는 한살이라도 젊을 때 해야한다. 노래를 부르려고 하는 것뿐인데.. 제가 혀가 정말 짧다. 부정확한 발음이 있어서 그걸 극복하려고 중고등학교 방송반도 했고, 대학에 가서도 혼이 났다. 저의 단점을 아는데 외국어를 하려고 하니까 (힘들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그렇다면 박기영은 스스로 클래식을 어떻게 정리하고, 정의했을까. 그는 “저에게 클래식은 편안함,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듣는 음악이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부글부글 끓을 때 클래식을 듣는다. 그러면 격정적인 감정이 고요해지고, 마음에 파도가 인다. 가장 중요한 건 가사가 없는 곡인데 큰 위로를 받는다”면서 “저는 태교도 조기교욱도 클래식으로 했고, 그만큼 클래식을 사랑한다. 저의 노래도 편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 크로스오버 음악은 이지리스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거기에 중점을 뒀다. 아름답고, 편안하고, 제가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박기영이 스스로 느낀 편안함을 그대로 담아 전달하려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저는 대중음악가, 클래식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오페라스타’ 나가서 배운게 다인데, 성악가 선생님께 레슨도 받았지만 이규도 교수님께서 저한테 ‘처음부터 성악가면 대단했겠지만, 지금은 대중음악을 하니까. 좋은 소리를 가졌다’고 칭찬해주시면서 ‘기영씨가 갖고 있는 음악에 잘 써보고,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박기영은 “(이규도 교수님이) 제가 베이직한 소리를 갖고 있다고 하셨고, 발성 자체도 개성적인 소리는 아니다. 개성보다는 스탠다드한 스타일이라 데뷔 초 단점으로 작용했고, 거기서 큰 인상을 남겨야했기에 락이라는 장르로 데뷔했던 거다”라며 “저한테 클래식은 ‘갑툭튀’가 아니다. 어릴 땐 클래식, 휘트니 휘스턴, 머라이어 캐리에 음악을 배웠다. 락을 좋아하고 그렇게 클럽 공연을 하면서 데뷔했고, 그런 요소가 있어서 재즈를 열심히 배웠고, 이런 저런 것들이 섞인 다양함 때문에 지금은 내가 있다”라고 표현했다.

/cykim@osen.co.kr

[사진] 에스피케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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