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톤 트럭 시장도 지각변동…전기차 '지고, LPG '뜬다'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1톤 트럭 시장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올해부터 개정 대기관리권역법 시행으로 경유(디젤) 모델 생산이 끊기며 액화석유가스(LPG) 모델 판매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반면 전기 1톤 트럭은 충전의 불편함과 상대적으로 짧은 주행거리 등으로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1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포터2 1톤 트럭과 봉고3 1톤·1.2톤 트럭 LPG 모델은 각각 3만2901대, 1만4032대가 팔렸다.

이들 모델은 지난해 말 출시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섰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판매 대수는 1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PG 모델 1톤 트럭 판매량이 전기차 모델을 압도하고 있다.

올 상반기 포터2와 봉고3 전기차 모델은 각각 5307대, 2732대 판매에 그쳤다. LPG 모델 판매량의 17% 수준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1톤 전기 트럭은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길어야 200㎞이고, 충전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며 "시간이 곧 돈인 소상공인에게는 여러모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LPG 화물차의 또다른 인기 요인으로는 저렴한 연료비 및 유지비, 디젤 엔진 못지 않은 우수한 출력이 꼽힌다.

우선 LPG 트럭은 연간 1만8000㎞ 주행 기준 동급 디젤 모델보다 50만~60만원 정도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 디젤차와 달리 배기가스 저감장치(SCR)에 필요한 요소수를 별도 구매할 필요도 없다.

대한LPG협회가 최근 LPG 1톤 트럭 구매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4%가 '낮은 연료비와 유지비'를 LPG차 선택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출시한 LPG 트럭은 출력도 디젤차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이 새로 개발한 LPG 2.5 터보 엔진은 터보차저를 적용해 저속 토크를 개선하고, 디젤 엔진 대비 출력을 24마력가량 높였다.

LPG차 증가 현상은 법인 택시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개인택시와 달리 법인 택시 회사들은 충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전기차 대신 LPG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체의 LPG 택시 모델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단종했던 쏘나타 LPG 택시를 지난 4월 재출시했으며, KG모빌리티는 지난 5월 중형 SUV '토레스 LPG 택시'를 선보였다.

대한LPG협회 관계자는 "국내 LPG차 시장은 지난 2010년 정점을 찍은 뒤 줄곧 축소돼 왔지만, LPG 1톤 트럭 출시를 기점으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LPG차는 가성비가 좋을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와 비슷한 수준의 친환경성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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