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엣눙크'로 뭉치는 세종솔로이스츠 출신 세계적 악장들
30주년 맞은 세종솔로이스츠, 16일 '7회 힉엣눙크 페스티벌' 개막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세종솔로이스츠는 오랜만에 만나도 반가운 가족이에요."
1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IBK챔버홀 등에서 열리는 세종솔로이스츠의 '제7회 힉엣눙크! 페스티벌'에 세종솔로이스츠가 배출한 세계적 오케스트라 악장 4명이 참여한다.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인 뉴욕 필하모닉의 악장인 프랭크 황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악장 데이비드 챈, 몬트리올 심포니의 악장 앤드루 완, 함부르크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악장 대니얼 조는 모두 미국 국적의 세종솔로이스츠 출신 음악가다.
축제 개막을 이틀 앞둔 14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모인 악장들은 올해로 설립 30년을 맞이한 세종솔로이스츠의 음악적 성과에 찬사를 보냈다.
세종솔로이스츠는 강효 미국 줄리아드 음대 교수가 1994년 한국과 미국 등 8개국 출신 연주자와 함께 만든 글로벌 연주단체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120개 이상 도시에서 700회 넘는 공연을 했다.
프랭크 황은 "세종솔로이스츠 서로 다른 경험과 배경을 가진 연주자들이 마법 같은 협업을 만드는 곳"이라며 "민주적으로 진행되는 세종솔로이스츠만의 리허설 방식은 뉴욕 필하모닉의 악장으로 활동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챈도 "눈부신 기교와 앙상블, 사운드를 추구하는 곳"이라며 "30년간 추구하는 가치를 바꾸지 않고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세종솔로이스츠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모두 한국인인 대니얼 조는 유창한 한국어로 "제게 세종솔로이스츠는 오랜만에 봐도 며칠 전에 본 것같이 친근한 음악적 가족"이라고 말해 간담회 참석자들을 웃게 했다.
개인 일정으로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앤드루 완은 "30년간 높은 연주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세종솔로이스츠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며 "세종솔로이스츠 멤버가 된 것은 무한한 영광이었고, 덕분에 훌륭한 친구들과의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고 동영상 메시지로 소감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악장들의 직업적 고충과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대니얼 조는 "오케스트라마다 단원들이 반응하는 속도가 다르고, 단원 개개인이 지휘자의 박자를 해석하는 방식도 다르다"면서 "악장의 역량에 따라 오케스트라가 좀 더 화합하는 소리를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절실하게 느끼며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악장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하나로 모으는 리더십이라고 입을 모았다.
데이비드 챈은 "악장의 역할은 다양한 측면이 있지만 아무래도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며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케스트라를 융합해 하나의 앙상블로 만드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프랭크 황도 "악장이 단원들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연주에 큰 차이를 만든다"면서 "모든 단원이 같은 방향을 추구할 수 있게 하는 악장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4명의 악장은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세종솔로이스츠와 4명의 콘서트마스터' 공연에 바이올린 협연자로 나선다. 작곡가 김택수가 이번 축제를 위해 작곡한 '네 대의 바이올린과 타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데이비드 챈은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7일 공연에서는 지휘자로 무대에 오른다. 소프라노 황수미와 함께 '피가로의 결혼' 등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를 선보인다. 또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미국 작곡가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아시아에서 최초로 연주한다.
2017년 시작한 '힉엣눙크! 페스티벌'은 세계 예술계의 최신 트렌드를 가져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과 관객들의 참여를 끌어내자는 취지로 만든 음악 축제다. 축제명 힉엣눙크는 라틴어로, '여기(Hic) 그리고(et) 지금(Nunc)'을 뜻한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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