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 붙잡혀, 원통하고 분하다”...100년전 의병의 편지, 일본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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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동생이 붙잡힌 뒤에 의병 각 군진이 실망하여 기강이 해이해질까 염려됩니다. 더욱 분한 마음으로 독려하고 한 마음으로 협력해 대사를 함께 도모해야 합니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보호하기를 전보다 배가한 연후에야 국권을 회복하고 생령을 보전하며, 강토를 온전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통하고 분합니다."
지난달 복권기금을 통해 일본에서 사들인 '한말 의병 관련 문서'는 13도 창의군에서 활동한 허위, 이강년 등이 작성한 문서 9건과 항일 의병장 유인석의 시문집인 '의암집'이 제작되던 현장에서 일제 헌병이 빼앗았던 유중교와 최익현의 서신 4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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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늑약 때 독립운동가 허겸
동생 허위 붙잡히자 쓴 편지
유중교·최익현 서신도 포함
“직접 작성한 사료는 최초”
당시 日헌병에 빼앗겼지만
복권기금으로 지난달 환수
임정편찬 역사서도 기증 받아
을사늑약에 반대하고 의병을 일으켜 활동한 독립운동가 허겸이 1908년 5월 17일 다른 의병장에게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다. 경기도 양주에서 조직된 13도 창의군 제2대 총대장이었던 동생 허위가 붙잡힌 다음에 작성된 것으로 허위의 체포를 안타까워하면서도 자주독립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보여준 글이다.
허위 역시 체포 당일인 그해 5월 13일 아침 7시 고단한 의병 활동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편지를 남겼다.
100여 년 전 일본의 침략에 맞서 항일 운동에 나섰던 의병들이 남긴 문서와 편지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최근 ‘한말 의병 관련 문서’와 ‘한일관계사료집’ ‘조현묘각운’ 시판 세 건을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각각 환수해 제79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언론에 첫 공개했다.
독립운동의 피를 빨아먹으며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그는 일본으로 돌아가 각각의 두루마리에 ‘한말배일거괴지척독(한말 일본을 배척한 우두머리의 편지)’과 ‘한말배일폭도장령격문(한말 일본을 배척한 폭도 장수의 격문)’이라고 제목을 적어 두었다. 2개의 두루마리는 모두 펼쳤을 때 가로 길이가 각각 406.5㎝, 569.5㎝에 달한다.
연해주 일대에서 항일 의병 투쟁을 주도한 의병장 유인석의 시문집을 만드는 현장을 급습한 뒤 ‘다수의 불온 문서를 압수’했다는 기록을 통해서도 일제의 의병 탄압과 강압적 행위를 확인할 수 있다.
재단은 또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제연맹에 우리 민족의 독립을 요구하기 위해 편찬한 역사서인 ‘한일관계사료집’을 재미동포로부터 아무런 조건 없이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편찬 당시 총 100질이 제작되었으나 현재 완질로 전하는 것은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독립기념관 소장본과 미국 컬럼비아대학 동아시아도서관 소장분까지 2질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각 권 첫머리에 집필자 중 한 명인 독립운동가 김병조의 인장이 날인돼 있다.
마지막 환수유물 역시 지난 6월 일본 도쿄에서 고미술 거래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강원 대표로부터 기증받은 ‘조현묘각운’ 시판이다. 독립운동가 송진우의 부친이자 담양학교 설립자인 송훈의 작품으로 후손이 번창하길 축원하는 시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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