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치솟더니, 이젠 강북도 무섭다”…영끌족에 40대까지 가세, 노도강 거래량 쑥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4. 8. 14. 14: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월 거래량 4년만에 ‘거래량 최다’ 가능성
양천구, 노도강 비강남권 거래량 상승 눈길
치솟는 집값에 40대 매수 움직임 활발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박형기 기자]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6월 거래량을 넘어설 것으로 확실시된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들어 강북 등 비(非)강남권의 거래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증했던 거래가 다소 주춤해진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비강남·강북지역에서 매매거래 증가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금리 안정세 속에 아파트값이 예상보다 빨리 상승 전환하면서 그동안 집을 사지 않고 관망하던 수요까지 매수세에 가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신고된 7월 서울 아파트 계약 건수는 6911건(계약일 기준)이다. 7월 계약분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20일가량 남아 있는 것을 감안할 때 6월 거래량(7450건)을 뛰어넘어 2020년 12월(7745건)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다치 기록이 유력한 상황이다.

게다가 2020년 12월 거래량까지 넘어선다면 2020년 7월(1만1170건) 이후 4년 만에 최다 거래량이 된다.

지난달에는 양천구와 ‘노도강’ 등의 거래량 상승이 눈에 띈다. 특히 양천구의 6월 거래량은 265건이었지만 지난달 거래량은 이날 기준 381건(43.8% 상승)에 달한다.

이어 노원구(550건·26,7% 상승)·강북구(118건·21.6%)·동작구(375건·14.0%)·도봉구(186건·12.0%) 등도 이날까지 7월 거래 신고건수가 6월 거래량을 넘어섰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올해 들어 지난 7월이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며 “그동안 거래가 성사돼도 급매물 위주로만 팔리고 가격은 안 올랐는데 지난달부터는 호가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곳곳에서 실거래가격이 2∼3년 전 전고점 수준에 육박하거나 넘어선 단지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 곳곳에서 실거래가가 전고점 수준에 육박하거나 넘어선 단지들이 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31일 2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2022년 4월 역대 최고가(26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6㎡는 이달 6일 20억원에 팔리며 2022년 9월 전고점 가격(19억2500만원)을 경신했다.

업계는 최근 비강남권 거래량 증가에 대해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매수를 보류했던 40대 이상 기성세대들이 매매 시장에 유입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 금리가 연 2∼3%대로 떨어진 데다가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주택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올 상반기 4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30대(32.5%)에 버금가는 31.2%로, 2019년 해당 통계 공개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정부가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다음 달 1일로 연기하면서 그 전에 대출받으려는 수요까지 몰리며 거래량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앞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이 자율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일 것이라는 위기감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름 휴가철인 계절적 비수기가 겹친 데다, 최근 가격이 크게 뛰면서 8월 들어서는 7월보다 거래량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실제 8월 서울 아파트 계약 건수는 11일 기준 신고 건수가 239건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6월의 계약 신고분(291건)보다도 작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아직은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호가는 강세고 매수 문의도 꾸준하지만, 7월보다는 거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계절적 영향도 있고, 단기간에 가격이 뛰면서 매수를 망설이는 모습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난 8일 서울과 인근 그린벨트를 풀어 값싼 아파트를 공급하고,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등의 ‘8·8 공급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앞으로 집값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용 85㎡ 이하, 수도권 5억원 이하 빌라는 청약 시 주택 수에서 빼주고, 신축 빌라나 오피스텔 등에 대한 세제 혜택도 연장하기로 하면서 아파트에 집중되고 있는 매수세가 비아파트로 분산될지 여부에도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는 분위기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이번 공급대책이 당장 입주 물량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대책과 관련한 가시적인 반응은 아직 없다”면서도 “단기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감, 대출 규제 강화 등이 거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