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자장면-짜장면’ 논쟁 터졌다...“Harris’가 맞아? Harris’s 아니야?”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8. 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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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때 아닌 '문법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른바 '어포스트로피 논쟁'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Harris)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Walz) 미네소타 주지사의 이름이 촉발했다.

현재 미국에서 보도되는 해리스와 월즈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 어포스트로피 뒤에 's'를 생략하는 기사와 's를' 붙이는 기사가 혼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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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격 표시 ’s 표기법 논쟁
민주당 후보 해리스·월즈 촉발
美언론마다 표기 원칙 제각각
AP는 Harris’ WSJ는 Harris’s
정답 없지만 ’s로 굳어질 가능성
미국인도 ‘s’ 연속 발음은 어색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오른쪽)의 모습. [사진=로이터연합]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때 아닌 ‘문법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영어 알파벳 ‘s’나 ‘z’로 끝나는 단어에 소유격을 표시할 때 끝에 어포스트로피(‘)만 붙이느냐, 어포스트로피 뒤에 ‘s’를 한 번 더 붙이느냐 하는 논쟁이다.

이른바 ’어포스트로피 논쟁‘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Harris)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Walz) 미네소타 주지사의 이름이 촉발했다.

처음에 논쟁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지난 6일 뉴욕에 거주하는 블로거가 X(엑스)에 올린 “해리스와 월즈가 우리를 어포스트로피 지옥으로 떠밀고 있다”는 글이 조회수 200만회를 넘겼다.

논쟁이 확산하자 미국을 대표하는 200년 전통의 메리엄 웹스터 영어사전 공식 계정이 등판했고, 뉴욕타임스(NYT)도 해당 문제를 심도있게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서 보도되는 해리스와 월즈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 어포스트로피 뒤에 ‘s’를 생략하는 기사와 ‘s를’ 붙이는 기사가 혼재돼 있다.

미국의 기사 작성 교본인 AP통신의 스타일북은 ‘s’로 끝나는 단수 고유명사의 소유격에는 어포스트로피만 사용하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내 영어 교육에서도 소유격 표시를 위한 어포스트로피가 ‘s’로 끝나는 단어 뒤에 붙을 때는 부호 뒤에 ‘s’를 생략하도록 한다.

하지만 미국 유력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반대되는 표기 형식을 채택하고 있다.

단수 소유격에는 단어가 ‘s’로 끝나도 어포스트로피 뒤에 ‘s’를 붙이고, 복수 소유격에만 어포스트로피 뒤에 ‘s’를 생략한다.

‘해리스의’나 ‘월즈의’라는 표현을 쓰고자 할 때 AP통신에 따르면 Harris’, WSJ 등에 따르면 Harris’s로 써야 한다는 의미다.

해리스 캠프조차 이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지 않다. 캠프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두 가지 표기 방식이 뒤섞여 사용되고 있다.

표기에 뚜렷한 정답은 없다. 영문법을 주제로 칼럼을 써온 제프리 바그는 NYT에 “(어퍼스트로피 관련) 보편적인 규칙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틀렸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엄 웹스터 영어사전은 X 공식 계정을 통해 “이름이 ‘s’나 ‘z’로 끝난다면 어포스트로피(’)s를 붙이거나 그냥 어포스트로피만 붙이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어포스트로피 뒤에 ‘s’를 붙이는 게 조금 더 일반적인 선택이기는 하다”고 적었다.

미국 다트머스대의 언어학자 티머시 펄주 교수는 “소유격을 표시할 경우 ‘s’로 끝나는 단수 고유명사 뒤에는 어포스트로피만 붙이는 게 전통적인 원칙이지만, 언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나중에는 ‘s’를 더한 표기가 대세가 될 수 있다”고 AP에 말했다.

다만 Harris’s나 Walz’s로 표기할 경우,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도 발음이 어색하다는 지적이 있다. 2개의 ‘s’를 연속해서 발음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논란은 과거 국내에서 벌어진 ‘짜장면, 자장면’ 논쟁을 떠오르게 한다. 과거 국내에서도 자장면이 표준어인지 짜장면도 맞는 표기인지 논란이 있었다. 당시엔 ‘자장면’이 맞는 표기법이었지만, 국립국어원은 다수 시민들이 발음을 ‘짜장면’이라고 한다는 점을 고려해 2011년 둘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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