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신동빈의 야심작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베트남 국민 몰로
몰 내부에 마련된 명품 샵과 푸드 코트, 아쿠아리움을 둘러보고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문을 연 롯데마트로 자리를 옮겼다. 현지사람들도 한창 저녁을 먹을 오후 6시30분, 롯데마트 푸드코트는 말 그대로 만석이었다. 매장 내부 TV에서는 요리복을 갖춰입은 셰프가 검은색 라텍스 장갑을 끼고 불고기를 만든 뒤 불고기 김밥을 정성스럽게 썰어내는 화면이 반복 재새으로 나오고 있었다. 분식점에서 흔히 먹는 메뉴인 김밥이 바다 건너 하노이에서는 호텔 요리를 방불케 하는 고급 음식으로 탈바꿈 하는 순간이었다.
롯데마트 푸드코트에서는 김밥, 떡볶이, 튀김 등 한국식 요리는 물론 조리된 면요리, 베트남 음식 등을 선택해 먹을 수 있었다. 또 푸드코트 바로 옆 냉장 코너에서는 초밥, 도시락, 생선회 등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주요 관광지에 있는 롯데마트가 한국인 관광객이 귀국 전 들리는 필수 쇼핑코스로 유명한 것과 달리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점은 현지인 비율이 도적으로 높았다는 점이다. 가족 단위 쇼핑객은 물론 현지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많았다.
현장에서 초밥 도시락과 닭튀김이 들어간 도시락 2개를 결제했다. 가격은 각각 1만원, 3000원 정도로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현지에서 쌀국수 1그릇의 가격은 2700원 정도다. 하노이 봉급생활자의 월평균 소득은 약 50만원 초중반 정도로 알려졌다. 하노이 인구는 약 840만명으로 오픈 초반 롯데몰 방문고객 50% 이상은 35세 미만 젊은 세대 중심이다. 롯데몰 인근에는 시푸트라 등 신도시 개발과 함께 고급 빌라촌과 외국인 거주지역이 밀집해 있다. 또 고위공직자와 자산가가 선호하는 부촌도 있어 배후 수요는 풍부한 편이다.
웨스트레이크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키친'은 외식 문화가 보편화된 베트남 환경에 맞춘 즉석조리 특화매장으로 오픈 후 꾸준히 성장세다. 음식 조리 과정을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조리대를 개방형으로 설계했다. 또 식품을 구매한 고객이 바로 취식할 수 있는 140석 규모의 공간으로 조성돼 있다. 실제로 웨스트레이크 '요리하다 키친'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누계 매출은 베트남 기존 점포 델리 매장 매출 대비 약 3배 이상 높다. 가장 판매량이 많은 음식은 김밥, 닭강정, 떡볶이 등의 K-푸드다.
마정욱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 전략부문 디렉터는 "'요리하다 키친'의 가장 큰 인기 요소는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K-푸드"라며 "맛과 퀄리티를 지속 유지하기 위해 한국 롯데마트 소속 셰프들이 정기적으로 신상품 레시피를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를 채우고 쇼핑을 위해 롯데마트를 둘러봤다. 베트남 커피 코너를 지나쳐 라면 코너에 이르자 다양한 한국 라면을 만날 수 있었다. 신라면 치킨맛 등 한국에는 없는 라면을 비롯해 오뚜기가 만든 소형 마련도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의 경우 보통 한국 라면 사이즈의 절반 수준인 소형 라면을 먹는데 현지화 전략으로 한국 라면 회사들도 작은 라면을 출시한 것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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