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로 승마·서핑·카누까지 즐긴다…인력·공간 확보 숙제

김수현 2024. 8. 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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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늘봄엔 '간식'·저녁 늘봄엔 '버스' 지원하는 교육청도
교사들은 '우려'…교실서 내몰리고 늘봄학교 업무 떠맡기도
골프 체험활동 지난 6일 부산 금정구 부산시교육청학생인성교육원에서 '2024 늘봄 서머스쿨'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골프를 배우고 있다. 이번 늘봄 서머스쿨은 관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9일까지 계속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2학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도입되는 늘봄학교는 대학, 공공기관, 지역시장까지 참여해 학생들이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반면 늘봄학교 도입 대상이 확대되는 만큼 전담 인력과 공간 부족에 대한 우려도 계속해서 제기되는 모양새다.

프로 선수와 축구·골프까지…지역별 특색 살린 프로그램 다채

교육부가 14일 배포한 '교육청별 2학기 늘봄학교 운영 준비 특색 사례'를 보면 17개 교육청은 늘봄학교 전국 확대에 맞춰 지역 내 기관과 협력을 늘리고,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부산시교육청은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부와 연계해 승마 체험, 마필 관리사 직업 체험 등 '말산업 직업 체험 행사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부산 어패류 처리조합과 연계해 희망학교를 대상으로 자갈치시장 견학 등 체험 행사도 마련하고, 31개 해양 스포츠 회원종목 단체와 협력해 카누 체험 등 해양스포츠 늘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배구선수와 함께하는 늘봄학교 배구 수업 지난 3월 25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성초등학교에서 IBK기업은행 김희진 선수가 늘봄학교 일일 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시교육청은 안양대, 재능대, 경인여대 등 지역 내 3개 대학과 영어 놀이, 요리 프로그램, 갯벌 생태계 교육, 드론 교육 등 53개 늘봄 프로그램을 연계할 예정이다.

강원도교육청은 강원도 내 18개 시군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서핑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남도교육청은 지역 프로축구 구단인 전남 드래곤즈와 함께 축구교실을, 프로골프선수 등과는 스내그 골프(골프 교육용 프로그램)를 운영하기로 했다.

아침·저녁 늘봄과 소규모 학교 학생들을 위한 늘봄학교에 더욱 촘촘한 지원에 나선 교육청도 있다.

광주시교육청의 경우 지역 교육 자원인 마을 교육 공동체, 마을 배움터 네트워크와 연계해 '저녁늘봄 중점 운영 기관'을 10곳 운영하기로 했다. 학생들을 위해 교육청 마을버스(타랑께 마을버스)를 통해 안전한 이동을 지원한다.

울산시교육청은 아침 늘봄학교를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아침 간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원도심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거점형 늘봄 공유학교'를 운영한다. 이 학교로 늘봄학교를 이용하는 학생들을 위해 인근 5개교의 통학버스도 지원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3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학기 늘봄학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늘봄 운영 학교 2배 이상 늘어…인력·공간 부족 우려

그러나 현장 교사들을 중심으로는 늘봄학교 양적 확대와 함께 인력·공간 부족의 문제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1학기 늘봄학교 확대에 따른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늘봄학교 전담 인력을 지원하고, 교사들이 늘봄 업무 부담을 지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학기 투입된 늘봄 전담 인력 중 일부가 연수를 받지 않는 등 늘봄 관련 행정 업무에 익숙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교사들이 행정 업무를 떠맡게 되는 경우가 빚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늘봄학교 전용 교실이 부족해 상당수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일반 교실 등에서 이뤄지면서 교사들이 수업 연구와 업무 공간으로 사용해야 할 교실에서 쫓겨났다는 비판도 있었다.

실제로 1학기 전체 늘봄학교 운영 교실(2만3천720실) 가운데 33.6%인 7천971실만 늘봄학교 전용 교실에서 운영됐다. 66.4%는 일반교실이나 특별실·도서관 등을 활용했다.

2학기에는 늘봄학교 전용 교실 운영 비율이 37.3%로 소폭 높아지는 데 그친다. 62.7%는 여전히 일반교실이나 특별실·도서관 등을 이용해야 한다.

늘봄학교 시행학교는 1학기 2천963개교에서 2학기에 전체 초등학교인 6천185개교로 늘어난다. 초등과정을 운영하는 특수학교(178개교)까지 고려하면 6천363개교로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만큼 이 같은 인력·공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운영으로 교실을 내줘야 하는 교사들을 위해 교사연구실을 2학기 개학 전까지 총 4천453실 구축하고, 2학기 개학 이후부터 내년 2월까지 502실을 추가로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 9일 기준으로 늘봄학교 전담 인력 8천916명을 배치해 학교당 1.4명의 전담 인력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학교별 늘봄학교 관리자로 '임기제 교육연구사' 신분인 늘봄지원실장을 투입해 교사들이 늘봄학교 업무 부담을 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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