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나우] 안세영, 국제대회 불참...협회와 갈등 본격화하나?
■ 진행 : 정지웅 앵커
■ 출연 :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NOW]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배드민턴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가 이번 달에 예정된 국제대회에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문체부는 협회 운영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관련 내용에 대해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배드민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안세영 선수가 이번 달에 출전하기로 예정돼 있던 국제대회에 모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요?
[최동호]
그렇습니다. 어제 배드민턴 협회가 공식적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안세영 선수가 소속팀인 삼성생명을 통해서 진단서를 청구해서 이번 달에 열리게 되는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대회에 불참하겠다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이번 달에 예정된 대회에는 일본투어가 있고 일본오픈이 있고 일본오픈에 이어서 코리아오픈이 있습니다. 이 두 대회에 모두 다 참가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앵커]
물론 부상의 영향도 있겠지만 일각에서는 협회를 향한 작심발언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거든요.
[최동호]
작심발언에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죠. 우선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가 끝났고요. 올림픽에서도 부상당한 몸으로 출전했죠. 올림픽 끝나고 난 다음에 신체적인 피로도도 있을 거고요. 더군다나 파리 발언에 이어서 국내에서도 개인 후원을 풀어달라는 자신의 입장을 인터뷰를 통해서 공개했습니다. 그 파장이 점점 커져가고 있거든요. 이 때문에 안세영 선수 본인으로서는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쳤을 거라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올림픽 끝나자마자 급하게 오픈 대회에 출전한 것은 힘들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고요. 이번 대회에 열리는 두 대회 모두 다 참가를 포기한 것,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앵커]
이제 안세영 선수가 주장하는 건 이겁니다. 운동만 열심히 해도 경제적인 보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을 강조했었는데 그러면 현재 협회 규정은 어떻습니까? 충분한 보상이 불가합니까?
[최동호]
정확하게 얘기를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운동을 통해서 충분한 경제적인 보상을 받아야 된다, 이 얘기는 공감합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가 경제적인 보상이 되느냐. 그러니까 안세영 정도가 되지 않는 선수들은 경제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거냐라고 질문을 던지고도 싶거든요. 그러니까 안세영 선수가 하는 얘기는 내 실력만큼 경제적 보상을 받고 싶다는 얘기입니다. 안세영 선수 정도가 되지 못하는 우리 국가대표팀의 다른 선수들, 또는 국가대표가 되지 못하는 실업선수들도... 실업선수 평균적으로 3년 정도 되면 연봉 플러스 상금 플러스 포상금 플러스해서 한 8000만 원 이상, 1억 원 정도의 수입을 벌고 있거든요. 그런데 1억 원 정도의 수입이 경제적 보상이 안 되는 거다, 살기 힘들다라고 하면 저도 얘기하기는 힘들겠지만 안정적인 경제 생활이라고 하는 기준이 다르다고 보고요, 사람마다.그런데 안세영 선수가 얘기하는 저 뜻은 정확하게 내 실력에 맞는, 나의 인기에 맞는 경제적 보상을 받아야 된다라는 주장이라고 봅니다. 현재 협회의 규정으로 보면 고졸 선수 기준으로 많이 보도가 됐습니다. 연봉은 5000만 원을 넘어갈 수가 없고요.
3년 차 이내까지는 연봉 인상률이 7%로 제한돼 있죠. 그리고 개인 후원은 거의 제한돼 있는데. 후원을 받을 경우에는 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스폰을 받고 있기 때문에 배드민턴협회의 스폰과 겹치지 않는 딱 한 개의 브랜드만을 노출할 수 있고요. 이 브랜드도 동종업계, 그러니까 배드민턴협회가 스폰을 받는 배드민턴용품 업체와 전혀 다른, 예를 들면 커피 광고나 아니면 스포츠웨어가 아닌 다른 업종의 브랜드 노출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앵커]
안세영 선수 같은 경우에는 배드민턴 실업 선수들이 받고 있는 계약금이나 연봉 상한제 이런 부분도 언급했거든요. 이 부분에서 수익 체계는 어떻게 돼 있습니까?
[최동호]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고졸 선수 기준으로 5000만 원이 상한이죠. 그리고 7%의 인상률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5000만 원에서 출발한 지금 안세영 선수의 연봉은 6100만 원 정도일 거라고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이 조건은 다른 선수들도 똑같이 똑같이 적용되고 있고요. 다만 안세영 선수 같은 경우에 본인이 그랜드슬램에 가까운 기록을 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자신과 비슷한 유명세 그리고 비슷한 실력을 갖고 있는 해외 선수들에 비해서는 워낙 수입이 적기 때문에 개인 후원을 통해서 수익을 얻고자 지금 풀어달라고 요청한 거고요. 이런 요청은 충분히 선수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죠. 다만 연봉과는 다르게 안세영 선수 지난해 상금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8억 6000만 원이니까 한 9억 원 정도 된다고 볼 수 있겠고요. 그리고 안세영 선수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끝나고 난 직후에 나는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서 광고를 찍지 않겠다고 얘기했거든요. 이 광고 부분은 선수가 자유롭게 출연해서 수익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세영 선수는 광고는 찍지 않고 개인 후원 부분만 얘기한 거죠.
[앵커]
협회가 만약에 개인 스폰서, 개인 후원을 광범위하게 풀어줄 경우에. 그러니까 협회 입장은 이런 게 있는 것 같습니다. 공식적으로 협회로 들어오는 후원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은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입장이지 않습니까?
[최동호]
배드민턴이 비인기종목이죠. 비인기종목의 현실을 제가 두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후원과 관련돼서요. 배드민턴 용품을 제작하는 요넥스가 대표팀을 후원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기업은 아무래도 후원하는 것만큼, 후원한 그 이상의 홍보 효과를 누리겠죠. 대표팀을 후원하는 이유 딱 한 가지로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안세영 선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안세영 선수만큼 해외에서도 알려지고 우리 국민들에게 알려진, 그래서 홍보 효과가 큰 배드민턴 대표팀 이외의 선수는 알기는 힘들죠. 때문에 안세영 선수가 없는 배드민턴 대표팀에 후원할 이유가 있을까. 기업에서는 굉장히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고요. 그랬을 때 안세영 선수가 빠지면 대표팀에 후원할 이유가 없어지는 겁니다. 후원하더라도 금액이 적어지는 거죠. 또 하나는 배드민턴과 같은 비인기종목의 현실인데 배드민턴은 지금 실업팀이 남녀 모두 합쳐서 18개가 있거든요. 이 18개 가운데 6개가 삼성생명과 같은 기업팀이고 . 33개 팀이 있는데 이 중에 6개 팀이 삼성생명과 같은 기업팀이고요. 나머지 팀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팀입니다. 그러니까 서울시청, 화순군청. 이런 지자체가 운영하는 팀인데. 왜 지자체팀이 운동팀을 운영하느냐. 기업은 팀을 창단할 때 홍보효과를 노리기 때문에 비인기종목은 창단해야 될 이유가 없는 겁니다. 홍보효과가 적어서요. 그러다 보니까 기업이 창단하는 비인기종목 팀이 적어지고 선수들은 있으니 일종의 공익적 성격으로 지자체에서 팀을 운영하거든요. 그런데 지자체 팀이 후원이나 또 연봉에서 기업팀과 경쟁하기가 어렵습니다. 만약에 연봉 제한을 풀어버리면 예산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기업팀이 더 우수 선수 다 데려가겠죠. 이렇게 되면 지자체팀이 팀을 운영하기가 힘들거든요. 그래서 배드민턴 같은 비인기종목,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지만 일종의 공생을 위한 구조로 연봉 상한액을 정해놓은 거고요. 이것이 불만이 있다 보니까 그 상한선이 어느 정도의 금액이 적정한가는 따로 논의를 해야 되겠죠. 그런데 비인기종목은 지자체팀이 굉장히 중요한 게 이번에도 우리가 32개의 메달을 가지고 왔는데. 32개 중에서 60% 이상이 비인기종목에서 운영하는 지자체팀 소속 선수들이 가지고 온 거거든요. 그러니까 올림픽에서는 인기종목보다 비인기종목이 더 우수한 선수잖아요. 만약에 지자체팀이 붕괴가 되면 한국 스포츠의 몰락으로 이어진다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앵커]
일단 배드민턴의 구조는 알겠는데 그러면 조금 구체적으로 다른 종목으로 넘어가서 다른 종목의 협회들은 어떤 식으로 운영됩니까? 유사합니까? 조금 다른 협회도 있습니까?
[최동호]
일단 스포츠단체는 공통적으로 자립 기반이 허약하죠. 그래서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구조 중의 하나가 바로 스폰서십 판매거든요.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대표 선수들이 뛰고 있는 경기. 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에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대가로 후원금을 받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종목별로 대동소이하고요. 다만 배드민턴협회 같은 경우 의류나 경기 용품, 전부 다 협회가 계약한 업체의 브랜드를 사용하다 보니 선수들에게 칼라에 부착할 수 있는 단 한 개만 개인적으로 후원을 허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다 협회가 계약한 업체의 용품이나 의류를 사용해야 된다고 규정한 거고요. 협회가 계약하고 선발이나 경기용품은 풀어주는 이런 협회도 있죠.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로 돌아와서 해외 선수들에 비해서 연봉이 적은 것 같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어느 정도 차이가 납니까?
[최동호]
대표적으로 많이 보도가 된 것처럼 인도의 푸살라 신두 선수, 세계랭킹 현재 12위인데 지난해 수익이 92억 원 정도였던 걸로 알려졌죠. 710만 달러이고요. 그런데 710만 달러는 상금은 아무래도 랭킹이 낮다 보니까 안세영 선수보다 훨씬 적습니다. 그런데 광고와 후원으로 인한 수익이 저 정도라는 건데요. 물론 인도는 배드민턴이 인기종목인 나라거든요. 때문에 신두 선수가 거의 김연아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보는, 인기와 비례한 수입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안세영 선수로서는 조금 불만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죠.
[앵커]
배드민턴협회 국가대표 운영지치를 보면 선수가 지도자의 명령에 복종한다. 이런 항목이 있다고 해요. 그런데 다 있는 건 아니라면서요?
[최동호]
그렇죠. 종목별로 각 단체와 협회가 국가대표 운영지침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됐던 배드민턴협회의 국가대표 운영지침에는 선수는 지도자의 명령에 복종해야 된다는 문구가 있어서 문제가 됐죠. 비교하면 양궁협회 같은 경우에는 선수의 복종 의무가 있는데. 단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전제조건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만한 지도자의 지시라고 구별돼 있거든요. 배드민턴협회의 무조건적인 복종은 구시대적인 거고요.
개정의 필요가 절대적으로 있어 보이죠. 아마 배드민턴협회도 수긍하리라고 봅니다.
[앵커]
만약에 안세영 선수가 국가대표 은퇴를 만약에 하게 된다면 그다음에 국제대회에 나가려고 한다면 원활하게 조율이 안 되면 이게 법적인 공방으로 번질 수도 있겠어요.
[최동호]
그럴 가능성도 있죠. 과거에 프로야구에서 벌어졌던 직업 선택의 자유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안세영 선수가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은 개인자격으로 박태환이나 프로골프 선수들, 프로 테니스선수처럼 개인 대회에 자유롭게 참가해서 수익을 창출하고 올림픽이 열리면 올림픽의 대표팀으로 참가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 상황인데. 협회의 규정 때문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거죠. 최악의 경우에는 아마 법정 싸움까지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문제는 이미 야구나 축구에서도 불거졌거든요. 이전에는 우리 뛰어난 선수들이 유럽이나 미국으로 진출할 때 소속팀에서 전력 손실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었거든요. 그런데 이들이 유럽이나 미국의 빅리그에서 또 다른 성공모델이 돼서 이들을 보고 박태환 키즈, 박지성 키즈들이 등장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선수 저변이 활성화가 되고 종목의 인기를 더 높이는 윤활제 역할을 했기 때문에 크게 보면 배드민턴협회가 안세영 정도의 선수는 풀어줘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게, 그래서 새로운 성공모델을 제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맞다라고 보죠.
[앵커]
마지막으로 일부 중국의 누리꾼들이 이런 얘기도 하고 있습니다. 안세영 선수를 귀화시켜서 저희가 상상하고 싶지는 않지만 귀화시켜서 자기네 나라에서 뛰게 하자.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이것도 가능성이 있습니까?
[최동호]
중국의 누리꾼들이 하는 얘기고요. 만약에 중국 배드민턴협회나 체육 관계자의 어떤 고위 관계자의 책임 있는 발언이라고 한다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는 있지만 인터넷에 오르내리는 누리꾼들의 댓글 정도의 글이거든요. 그런 내용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일은 없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가 사실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인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여러 가지로 안타까운 건 있는 것 같습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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