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보복공격 ‘가자휴전’에 달렸다

이란, 이스라엘에 타결 압박
하마스는 협상 ‘불참’ 시사
바이든 “휴전 점점 어려워져”

작품도 피란 가자 전쟁 확전 가능성에 1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미술관에서 직원이 지하 안전실로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을 옮기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15일로 예정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질 및 휴전 협상이 이란 공격 여부를 결정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란이 휴전 성사 시 공격 철회 가능성을 내비친 데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러한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이견이 적지 않고 하마스가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주말이 중동 내 확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관료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가자 전쟁의 휴전만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이란 측의 입장을 전했다. 15일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열릴 협상 결과에 따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여부 결정을 시사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소식통 중 한 명인 이란의 고위 안보 당국자는 이란은 가자지구 협상이 실패하거나 이스라엘이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등 중동 내 동맹들과 함께 직접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란이 휴전 협상에서의 역할을 고려 중”이라며 이번 휴전 협상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회담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미국과 외교 라인을 유지하고 막후 논의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관계자들은 이란이 협상 과정을 언제까지 기다릴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란이 보복 공격을 보류할 것으로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것이 내 예상”이라며 휴전 협상과 확전 차단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휴전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다만 포기하지 않겠다”며 이틀 남은 협상에 대한 논의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휴전 협상 당사자인 하마스는 재차 협상 불참 의사를 나타냈다. 하마스 협상 대표인 아흐마드 압둘 하디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성의 있게 협상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회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동 내 확전 우려가 고려되자 미국은 이란과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날 미 국무부는 F-15 전투기 50대 등 200억 달러 이상의 대이스라엘 무기 판매를 잠정 승인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용 무기 판매를 3년 만에 해제하며 이란에 경고음을 보냈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자제를 촉구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