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복귀 전공의 명단 온라인 공개...끝까지 책임 묻겠다”
정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근무 중인 전공의 명단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복귀 전공의 보호를 위해 근무 중인 전공의 명단과 비방 게시글을 온라인에서 확인하는 즉시 수사 의뢰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명단 유포 및 비방 관련 21건의 수사 의뢰를 했고, 수사 당국은 용의자를 특정하고 검찰 송치 등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복귀를 방해하는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선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최근 의사·의대생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자들에 대한 신상 공개와 조리돌림이 이어졌다. 하반기 지원 예정자의 실명과 소속 병원, 출신 학교, 가족 정보 등을 적은 글도 여러 건 게시됐다. 일부는 지원자들을 가리켜 “배신자” “빈집털이범” “성적 하위자”라며 “집단 린치 아니면 (지원자들을) 못 막는다” “한국에서 의사 하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일부 복귀한 전공의들이 고립감 등 마음건강 악화를 호소하는 사례가 파악되고 있다”며 “심리상담을 원하는 전공의에 대해선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등을 통해 정서적 지지를 받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율이 낮아 지난 9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다시 시작했다. 레지던트 1년 차는 14일까지, 2~4년 차와 인턴은 오는 16일까지 모집한다. 조 장관은 “환자와 국민,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전공의들에게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주변의 시선, 복귀 후 수련에 대한 걱정 등으로 지원을 망설이는 사직 전공의분들이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 12일까지 레지던트 사직자 6590명 가운데 971명(14.7%)은 일선 병의원에 일반의로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인 지난 5일(625명) 대비 346명 늘었다. 조 장관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과는 별개로 진료를 위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상급종합병원들은 ‘일반의 촉탁의(囑託醫)’를 모집하는 등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응급실에 내원하는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환자가 평상시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응급실 일평균 내원 환자 수는 1만9347명으로, 전주(1만9521명) 대비 소폭 줄었다. 하지만 중등증 환자는 평시의 117%, 경증 환자는 평시의 101% 돌아온 상태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8월 들어 응급실 환자가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며 “추석 연휴에는 현재 응급실 상황 등을 고려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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