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부채 35조달러인데…트럼프·해리스 '세금깎기 경쟁'
美 국가부채 산더미인데…"비용은 누가 내나"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팁 면세와 자녀 세액 공제 확대 등 파격적인 세금 공약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국가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35조달러를 돌파한 상황에서, 부채를 더욱 늘리는 이들의 공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美 공화 밴스 "자녀 세액 공제, 두 배 넘게 확대"
지난 11일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녀 1인당 세액 공제를 기존 2000달러에서 5000달러(약 680만원)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공약보다도 더 큰 규모다. 밴스 의원은 과거 "자식 없는 고양이만 키우는 여성"이라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를 해명하며 이 같은 공제 정책을 내놨다.
밴스 의원은 "세법이 친(親)가족 정책을 지원해야 한다"며 소득 제한 없이 자녀 세액 공제를 대폭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밴스 의원의 제안대로라면 향후 10년간 2조달러(약 2720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의 기존 입장과도 상충된다. 이달 상원에서 유사한 법안이 표결됐을 때 공화당 의원들 중 단 3명만이 찬성했다. 블룸버그는 "소득 제한 없이 자녀 세액 공제를 해주는 이 공약이 시행될 경우, 애초 빈곤 방지를 위해 설계된 세금 공제가 중산층과 고소득층 가정에 더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이어 해리스도…"팁에 세금 면제하겠다"
민주당도 표심을 잡기 위해 면세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10일 해리스 부통령은 경합주인 네바다주를 찾아 팁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 제안이 이미 네바다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두 달 전 네바다주에서 같은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팁에 대한 면세 정책은 네바다주에서 영향력이 큰 요식업 노조의 요구 사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날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내 정책을 베꼈다"며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도 성명을 내고 "카피캣(따라쟁이) 해리스는 트럼프의 팁 면세 정책을 표절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공약에 따라 팁에 대한 세금을 면제할 경우 10년간 2500억달러(약 340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해리스 부통령 공약의 경우 이보다 적은 약 1500억달러(약 205원)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방 소득세 부과만 면제하고, 소셜시큐리티(노령연금)와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를 위한 과세는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고임금 근로자가 임금을 팁으로 받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저소득 노동자에게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하인스 주니어 미시간대 교수는 AP통신에 "납세자가 자신의 임금을 팁으로 분류하게 할 수 있다"며 "법의 악용을 완전히 방지하는 규칙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잇따른 면세 정책…"그럼 비용은 누가 내나"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국가 대차대조표에 따르면, 미국의 총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35조달러(약 4경7610조원)를 돌파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고용 유지, 세액공제 등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만들어진 프로그램 지출 규모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세금을 둘러싼 공방이 최근 더욱 격화됐다"며 "미국 국가 부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들이 별다른 재원 대책 없이 고령자, 서비스직 노동자, 자녀가 있는 유권자 등을 겨냥해 잇따라 감세 및 면세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마크 골드와인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 수석 정책국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여기서 벌어지는 정면충돌은 놀랍다"며 "이 모든 비용은 누가 지불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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