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타깃이 아니라는 민희진, 스스로 과녁으로 걸어가는 건 아닐까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4. 8. 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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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스타뉴스 DB

어도어 임원 A씨가 회사를 퇴사한 전 직원 B씨를 성희롱했다는 논란에 대해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B씨 사이의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희진 대표는 B씨가 지목해야 할 대상은 자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련의 과정에서 스스로가 과녁 안으로 들어가는 건 아닌가 싶은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논란은 디스패치의 보도로 시작됐다. 디스패치는 민희진이 무속인, 회사 임원 등과 나눴던 메시지 대화 내용을 공개했는데 그 과정에서 사내 괴롭힘(성희롱)을 주장하는 B씨를 외면하고 A씨를 옹호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민 대표는 디스패치 보도 이후 개인 SNS를 이용해 대화 내용을 전부 공개하며 "어도어 자체 조사가 아닌 하이브의 조사와 결론 통보로 마무리된 사안을 엉뚱한 시점에 수면 위로 올린 저의가 무엇인지 예상된다"며 해당 의혹을 반박했다. 

이에 B씨는 SNS를 통해 민 대표가 자신의 대화를 동의 없이 공개한 것은 물론 내용을 짜깁기 및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자신의 억울함을 다시 한번 털어놨다. B씨는 "하이브가 조사는 했다. 다만 민 대표가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래서 그 조사조차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이브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주변에서는 당사자가 나인 걸 아는 상황이 됐는데 민 대표 입장문을 보면 나는 일도 못하고 보복성 허위 신고를 한 미친 여자로 그려진다. 나는 결국 두 회사의 싸움에서 희생됐는데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후 민 대표는 개인 SNS에 18매에 달하는 장문의 공식입장을 게재하며 또 한 번 반박했다. 민 대표는 B씨가 신입 사원이 아니며 7년 차 직급으로 임원급에 준하고 어도어 구성원 중 최고 연봉을 받았지만, 업무 역량은 이에 따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연봉 감축 역시 업무 처리 능력에 문제가 있어 진행한 것이었다. 

또한 성희롱 신고 내용 역시 양측의 주장과 배치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 대표는 "성희롱은 각 개인에게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자 오점으로 남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함부로 다뤄져서는 안 될 사안이다. A나 B나 둘 다 오래 안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대표이사로서 누구를 편향되게 지지할 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B씨 역시 또 한번 맞불을 놨다. B씨는 개인 SNS를 통해 자신이 입장문을 게재한 이후의 반응을 전했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미안하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고 하이브도 재조사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오직 민 대표만 자신의 업무 능력을 비하하고 배후로 하이브를 지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 과정에서 민 대표는 "논란의 당사자가 아님에도 억지로 끌어들여 모든 화살의 방향을 저로 겨누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불순하다. 하이브가 여러 이슈로 언론으로부터 집중 질타받고 있는 시점에 갑자기 등장하며 본인이 가해자로 지목한 이도 아닌, 애써 중재했던 저를 억지로 겨냥해 굳이 공개 사과를 원하는 것이 몹시 석연찮다"라고 강조했다. B씨가 진정 사과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도를 가졌다는 뜻이다. 

민 대표는 "B씨가 사과받아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불법으로 자료를 취득, 짜깁기해 디스패치에 제공한 자들이다. B씨가 알 필요 없는 내용을 재구성한답시고 왜곡해 굳이 세상에 적시했으며 추잡한 상황에 지속적으로 B씨를 끌어들이는 것도 그들이다"라고 강조했다. B씨의 화살이 자신을 향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특히 "관련자들 모두 이니셜로 포현 되어 보호를 요구하는데 저는 어떤 이유로 직접 관여하지 않은 황당한 사건에까지 끌려나와 속마음까지 검증받으며 해명의 늪에 빠져야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사진=B씨 인스타그램

이번 논란이 시작된 디스패치의 보도에서 민 대표는 여성 직원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여성으로 사회 생활의 고초를 20년 넘게 뼈저리게 느껴오며 남녀를 차등하여 생각할 리 만무하다'는 사람이 "내가 이래서 기집애들이랑 일하는 거 싫어 함. XX 일도 못하면서 개징징대고 귀찮고 피곤해"라는 말이 나온다는 건 괴리감이 느껴진다. 단순한 사담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사담이기 때문에 가치관이 더욱 강하게 반영됐다고도 볼 수 있다.

민 대표는 이에 대해 "발화 대상은 B 1인이 아니다. 맥락이 사라진 악의적 편집은 사내 정치가 포함된 내용으로 굳이 아셔야 하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저러한 발언들이 받아들여질 수는 없다. 지금까지 민 대표의 대응을 고려했을 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면 적극적으로 부인했을 테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A씨에게 사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타깃이 자신을 향해서는 안 된다는 민 대표의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사담이 노출된 민 대표 역시 피해자 중 한 명이다. 반대로 B씨와의 사담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사람 역시 민 대표다. 자신이 피해 받은 방식 그대로 관련이 없다는 사람에게 돌려준 것이다. 분량은 길지만, 모든 의혹을 해명한 것도 아니다. 자신이 당한 방식 대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황만을 취사 선택해 해명하는 민 대표의 모습은 스스로가 과녁 속으로 걸어가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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