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B2B 사업조직 분할 확정…엔씨큐에이·엔씨아이디에스 10월 출범

오동현 기자 2024. 8. 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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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주식 100% 배정받는 물적분할…본사 직원 규모 4000명 중반대로 축소
M&A 검토, 삼성동 사옥 매각 예정, 자사주 1000억원 매입 완료
"내년까지 완전히 새롭게…앞으로 10년 이상 지속 성장할 토대 마련"
김택진,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사진=엔씨소프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엔씨소프트가 경영효율화의 연장선상에서 일부 기술지원조직과 사업지원조직을 분할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이를 통해 본사 직원 규모를 4000명대 중반으로 줄이고, 분할 신설 법인에서 추가적으로 B2B(기업간 거래) 전문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엔씨는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기업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을 확정했다. 지난 6월 이사회에서 결정한 의결사항을 원안대로 가결한 것이다.

이로써 엔씨큐에이, 엔씨아이디에스 등 2개의 비상장법인을 10월 1일 출범키로 했다. 엔씨가 신설회사들의 발행주식 100%를 배정 받는 물적분할 형태다.

엔씨큐에이는 QA(품질 보증) 서비스 사업 부문 전문 기업이다. 사업 영역은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서비스 및 기타 관련 사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 ▲정보 기술 및 컴퓨터 운영 관련 서비스 등이다.

엔씨아이디에스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 부문 전문 기업이다. 사업 영역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등이다.

엔씨는 이번 분할을 통해 각 사업부문별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사업 고도화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박병무 공동대표는 “신설 회사들은 기술지원조직의 전문성을 활용해 B2B 중심 전문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엔씨소프트는 본연의 경쟁력을 지킬 뿐 아니라 지속 성장의 기틀 마련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지난 3월 취임 이후 ▲기존 IP의 매출증대 ▲신규 IP의 계획에 따른 출시 ▲비용구조 및 경영효율화 ▲자원의 효율적 배분 등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달부터 '호연' 및 'TL(쓰론 앤 리버티)' 글로벌, '블레이드 & 소울 2'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4분기에는 리니지를 비롯한 레거시 IP(지식재산권) 기반의 신규 장르 게임도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에는 '아이온2', 'LLL'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외부 게임 스튜디오 지분 및 판권 투자도 계속 진행한다. 앞서 엔씨는 스웨덴 게임 개발사 '문 로버(Moon Rover) 및 국내 '빅게임 스튜디오'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게임 플랫폼 '퍼플'의 해외 트리플A급 IP 퍼블리싱 사업을 확대하는 등 수익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 인수합병(M&A)도 검토 중이다. 박병무 대표는 "발표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상당 부분 진척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사업 다각화 동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엔씨는 서울 강남 삼성동 사옥을 매각하기 위해 매각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주가 관리를 위한 1000억원 정도의 자사주 매입도 완료했다.

[서울=뉴시스]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이러한 변화와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해외 법인 리더십도 개편했다. 특히 김택진 창업주의 동생과 배우자가 경영 일선에 물러남으로써 전문 경영인 체제를 보다 강화했다. 엔씨아메리카는 진정희 대표, 엔씨재팬과 엔씨타이완은 임원기 CBMO(최고 비즈니스 관리 책임자, 전무)가 맡는다. 엔씨웨스트의 대표는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가 겸직한다.

박병무 대표는 "권고사직을 통해 일부 직원들이 퇴사했고 오늘 안건인 분사를 포함해 연말까지 본사 인원을 4,000명대 중반으로 줄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효율화 작업은 지속돼 2025년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한 엔씨를 보여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설 법인들에 대해선 "추가 사업기회 발굴 기반과 보다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가 갖춰지리라 기대한다"며 "분할신설회사들은 기술지원조직 본연의 전문성을 활용한 B2B 중심 전문법인으로 거듭날 것이며 엔씨 본사와 분할신설회사가 각자의 전문 영역에 전력투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엔씨의 기업가치와 주주권익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임원들에 대해선 "책임을 무한대로 지고, 성과를 못 내면 나가야 한다. 이미 전체 임원의 20%를 감축했고, 상당수 숫자는 올해 연말까지 평가가 이어질 것"이라며 "임원들은 고용이 보장된 직원이 아닌 계약직이다. 내년 공시를 보면 임원들의 인센티브가 많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엔씨소프트 노동조합은 엔씨큐에이, ㈜엔씨아이디에스로 이동할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촉구하고 있다.

앞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엔씨소프트지회는 "사측의 일방적인 분사 추진에 항의하고 분사 대상 직원들의 고용 안정 사항의 명문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씨 경영진은 지난달 30일 직원 설명회를 열고 "3년 이내 (신설 법인이) 폐업·매각하게 될 경우 본사에서 재고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를 명문화하진 않았다.

박병무 대표는 분할신설회사에 대해 "주주들과 노조의 의견 충돌이 있는 것 같다. 회사는 경영효율화가 완료될 때까지 계속 추진할 것이다. 내년까지는 완전히 새로운, 누가 보더라도 이 회사는 앞으로 10년 이상 지속 성장할 토대가 마련됐다고 느낄 때까지 작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사주 매입에 대해선 "엔씨는 10%에 가까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가 10%를 초과하게 되면, 소각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했었다. 내년 정기주총까지 계획을 마련해 말씀드릴 것"이라며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자사주 1000억원 정도를 매입했기에 당분간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은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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