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 전쟁' 마침표…CJ·쿠팡, 1년 8개월 만에 다시 손잡았다

유예림 기자, 유엄식 기자 2024. 8. 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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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 등 주요 제품 납품가 협상 결렬로 직거래를 중단한 CJ제일제당과 쿠팡의 갈등이 일단락됐다.

CJ제일제당과 쿠팡은 햇반, 비비고 등 주요 제품의 직거래를 재개한다고 14일 공식 발표했다.

쿠팡도 중국 이커머스 공세로 유통 업계 경쟁이 고조된 상황에서 햇반, 비비고 등 인기 브랜드를 갖춘 CJ제일제당 제품이 동시에 빠지면 점유율 확대에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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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 스팸, 만두 등 주요 제품 로켓배송 가능해져...재고 상황 고려해 9월 말까지 단계적 재개
햇반 제품사진 2024 /사진=CJ제일제당

햇반 등 주요 제품 납품가 협상 결렬로 직거래를 중단한 CJ제일제당과 쿠팡의 갈등이 일단락됐다. 양사가 1년 8개월 만에 직거래를 재개한다.

CJ제일제당과 쿠팡은 햇반, 비비고 등 주요 제품의 직거래를 재개한다고 14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부터 비비고 만두, 김치, 고메 피자 등 냉동·냉장·신선식품은 쿠팡 로켓배송 주문이 가능하다. 햇반, 스팸, 비비고 국물 요리 등 상온 제품은 9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로켓배송으로 만날 수 있다. 햇반, 스팸 등의 로켓배송 시점이 다른 제품보다 다소 지연된 것은 재고 물량을 고려한 결정이다. CJ제일제당의 추석 선물 세트는 오는 23일부터 쿠팡에서 구매할 수 있다.

양사 직거래 이후 실무진 간 꾸준히 물밑 접촉을 시도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한 달 사이에 협의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 제품이 14일부터 쿠팡과 직거래를 재개하면서 로켓배송이 가능해졌다. /사진=쿠팡 홈페이지 갈무리

양사는 햇반 등 주요 제품 납품단가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2022년 12월 거래를 중단했다. 갈등이 길어지면서 CJ제일제당은 네이버, 신세계, 11번가 등과 이른바 '반(反) 쿠팡 연대'를 결성했고 올해 3월에는 중국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도 손을 잡았다. 쿠팡은 CJ제일제당 외의 다른 식품 제조사와의 협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국내 식품, 이커머스 업계 1위인 양사가 최대 거래처를 제쳐두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웠을 것이란 판단이 전격적인 협상 타결로 이어진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갈등 국면에도 물밑 접촉을 진행한 것은 상호 사업 파트너로서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CJ제일제당 햇반은 국내 즉석밥 시장 점유율 60% 후반대를 차지한 1위 제품이지만 탈(脫) 쿠팡 이후 매출 증가세가 주춤했다. 지난해 햇반 매출 증가율은 4.3%를 기록했는데, 국내 매출 증가율은 이보다 낮은 1.4%에 그쳤다. 햇반 매출 증가율은 2021년 23%, 2022년 18.5%로 점차 둔화하는 추세였다.

/사진제공=CJ제일제당

쿠팡도 중국 이커머스 공세로 유통 업계 경쟁이 고조된 상황에서 햇반, 비비고 등 인기 브랜드를 갖춘 CJ제일제당 제품이 동시에 빠지면 점유율 확대에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양사는 구체적인 납품가 조율 수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양측 모두 사업 파트너로서 시너지를 인정한 만큼 상호 원안보다 양보한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이번 직거래 재개 결정에 따른 사업 시너지를 기대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쿠팡과 거래를 재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다양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쿠팡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대거 보유한 CJ제일제당과의 협업을 오랫동안 고대해왔다"며 "전국적인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와 고객에게 인기가 높은 CJ제일제당의 상품 셀렉션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결정에 양사 고위 경영진의 만남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지난 3월 쿠팡플레이가 주최한 미국 프로야구 MLB 개막전에 강한승 쿠팡 대표의 초청으로 손경식 CJ그룹 회장, 강신호 CJ제일제당 부회장(당시 CJ대한통운 대표이사)이 참석한 바 있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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