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치닫는 ‘2개의 전쟁’...러·이란 밀착 새로운 우려로

2024. 8. 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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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과 유럽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이 동시에 확전으로 치달으며 국제 정세가 격동에 빠졌다.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담당자는 "이란은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했을 때 전면전으로 변질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만약 전면전으로 번진다면, 러시아가 했듯이 이란은 보유한 모든 방어 미사일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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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러-우 전쟁 동시에 ‘일촉즉발’
팔레스타인 수반, 푸틴과 정상회담
러, 이란 무기공급 받으며 관계심화
무기·정보 등 상호보완적 측면 주목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

중동과 유럽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이 동시에 확전으로 치달으며 국제 정세가 격동에 빠졌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빠르면 몇 시간 안에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중동지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러-우 전쟁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공격을 8일째 이어가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이란과 러시아가 노골적으로 밀착하며 새로운 우려로 부상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서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중동 정세를 논의했다.

아바스 수반은 이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지도자의 암살과 관련해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시간 안에 (이란의) 보복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생했을 때도 전쟁과 민간인·여성·아동에 대한 살해를 반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되자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해왔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가 팔레스타인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바스 수반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미국이 향후 상황을 어떻게 보고 국제사회가 가자지구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팔레스타인과 아랍 국가들이 미국의 공식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전을 위해 이란으로부터 핵심 무기 공급을 받으면서 최근 이란과 밀착을 심화하고 있다.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담당자는 “이란은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했을 때 전면전으로 변질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만약 전면전으로 번진다면, 러시아가 했듯이 이란은 보유한 모든 방어 미사일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미국에 대한 공통된 적대감으로 인해 점점 더 가까워진 이란과 러시아 간 관계 개선은 (전세계에) 새로운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날 기준 8일째 접경 지역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와 교전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74개 마을을 점령했다며 러시아가 ‘공정한 평화’에 동의하면 본토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과 러시아의 군사적 협력이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이르 자베단파르 이스라엘 라이히만대 교수는 “이슬람공화국 혁명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러시아는 사실상 이란에 중요한 무기, 즉 무기를 의존하고 있다”며 “최근 쿠르스크 패배 이후 러시아는 그 어느 때보다 이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두 국가는 무기를 교환하거나 서로의 정보와 군사력의 차이를 메울 수 있는 상황이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는 정교한 방공 시스템과 항공기를 만드는 반면, 이란은 강력한 드론과 미사일을 개발해 두 국가가 상호 보완적인 측면이 있다.

유럽 외교위원회 소속 이란 전문가인 엘리 게란마예는 “러시아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정책을 내놓기까지 (이란과의 관계에서) 레드 라인(한계선)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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