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병원, 지적장애 미성년 남성 속여 가슴성형… 네티즌 공분

중국 우한시의 한 미용 클리닉 직원이 5세의 정신연령을 지닌 10대 소년을 속여 가슴 수술을 시켰다. 사진은 루씨(19)가 수술 직후 병동에 누워 있는 모습. /사진=56닷컴 캡쳐

중국 한 병원이 정신연령 5세에 불과한 10대 소년을 속여 가슴 수술을 시킨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 어머니는 아들이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 사는 루씨(19)는 지역 미용 클리닉 직원의 권고로 지난달 28일 가슴 성형 수술을 받았다. 병원은 수술을 위해 루씨를 계속 설득했고 그는 수술비 마련을 위해 총 3만7000위안(약 705만원)을 대출받았다.

루씨의 어머니는 "우리 가족이 이 소식을 들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그는 겨우 19세"라고 말했다. 또 "수술로 인해 아들의 가슴이 B컵이 됐고 그 아래에 긴 흉터 두 개가 생겼다. 가슴이 찢어지게 아파온다"고 호소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지적 장애와 5세 정도의 정신연령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빙서류도 공유했다. 루씨는 우울증·불안·수면 장애를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전 루씨와 병원 직원이 나눈 대화는 충격적이다. 루씨는 병원에 취업하고 싶어 직원에게 어떻게 하면 일할 수 있는지 물어봤지만 담당직원은 "먼저 가슴 수술을 받고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루씨는 "성형 수술은 보통 여성이 하는 것"이라며 "수술에 필요한 돈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직원의 회유는 계속됐다. 그는 루씨에게 "우선 대출을 받아 수술한 뒤 라이브 스트리밍 수입으로 대출금을 갚을 수 있다"며 운영 비용을 분할해 지불하도록 꼬드겼다. 병원 측은 "여기 성형 수술하고 돈 많이 버는 스트리머가 많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결국 루씨는 수술을 하기 위해 처음에 3만위안(약 570만원)을 대출을 받았고 2년 동안 추가로 7000위안(약 135만원)을 빌렸다. 다행히도 여러 차례 협상 끝에 보형물을 제거했지만 어머니는 아들에게 다시 한번 트라우마를 안겨줬다고 토로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뭐? 19세 소년? 가슴 확대? 내 눈을 믿을 수 없다"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 "이건 터무니없는 일이다" "병원이 사기 갱단과 다를 바 없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유찬우 기자 threeyu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