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무실점→또 노디시전', 류현진 승리 조건은 'ERA 1.75'... 강산이 변해도 여전한 '류크라이 운명'
류현진은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7구를 던져 2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지난 6월 18일 키움 히어로즈전(8이닝 무실점) 이후 8경기 만에 무실점 호투이자 지난 2경기에서 나란히 개인 한 경기 최다 피안타(12개)를 기록하고 도합 13실점 부진을 털어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은 투구였다.
류현진은 LG를 상대로 가장 강했다. 2006년 데뷔 이후 LG전 36경기에서 완봉 4경기, 완투 12경기, 22승 9패 평균자책점(ERA) 2.40으로 모든 팀을 통틀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다만 이전과는 이야기가 달랐다. 류현진이 미국으로 떠나기 전 한화와 함께 하위권에서 맴돌던 LG는 2013년 이후 가을야구 단골팀이 됐고 지난해 통합 우승까지 이뤄냈다. 더구나 좌타자가 많아 좌타자에게 약했던 류현진과 상성도 맞지 않는 팀이 됐다.
그렇기 때문이었을까. 개막전 투수로 등판한 류현진은 LG를 상대로 3⅔이닝 동안 5실점(2자책)하고 패전 투수로 아쉬운 출발을 보였다.
1회말 타선의 2득점 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2회에도 2사 후 박동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긴 했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3회엔 2사에서 신민재에게 안타를 내주고도 오스틴 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시즌 100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 연속, MLB에서 11년 동안 활약하고 돌아온 올 시즌 다시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연속 시즌 100탈삼진 이상 기록을 8시즌으로 늘렸다. KBO 역대 5번째 기록이다.
4회엔 삼진 2개를 더 잡아냈고 5회에도 박동원에게 안타를 맞고 시작했지만 박해민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박해민, 구본혁, 홍창기를 상대로 KKK를 기록하고 완벽하게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승리 투수 요건을 안고 2점 차 리드 상황에서 박상원에게 공을 넘겼다. 7회엔 필승조로 변신한 김서현이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8회 위기를 넘지 못했다. 김규연이 선두 타자 홍창기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희생번트 이후 이상규에게 공을 넘겼는데 오스틴에게 적시타를 맞았고 문보경에게 동점 2루타까지 허용하며 류현진의 승리가 날아갔다.
류현진의 지독한 불운이 이어졌다. 이날 호투로 류현진은 ERA를 다시 4.10까지 낮췄다.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는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3.62), KIA 타이거즈 양현종(3.75)에 이은 토종 3번째 ERA다. 그러나 원태인이 10승(6패), 양현종이 8승(3패)를 기록 중인 것과 달리 류현진은 6승 7패로 패가 더 많은 상황이다.
아쉬운 타선 지원과 불펜의 방화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5이닝 6실점(5자책)하고도 승리를 거둔 KT 위즈전을 제외하면 류현진이 승리를 거둔 경기의 ERA는 0.58에 불과하다. KT전을 포함해도 1.75에 불과하다.
한화에서 보낸 마지막 해가 오버랩된다. 당시 ERA 2.66을 기록하고도 10승 달성에 1승이 모자랐다. 마지막 경기에선 10이닝 1실점 호투하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노디시전을 기록하기도 했다.
에이스를 앞세운 경기에서 패배는 1패 이상의 타격이었다. 3연패에 빠진 한화는 108경기를 치른 현재 48승 58패 2무로 9위에 처져 있다. 5위 SSG 랜더스와 경기 차가 5경기로 벌어졌다.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크나 큰 타격을 입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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